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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웨스트엔드 데뷔 조상웅 "아직 실감 안 나요"…뮤지컬 '미스사이공'

등록 2015.04.28 10:06:23수정 2016.12.28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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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웅, 뮤지컬배우(뉴시스 DB)

조상웅, 뮤지컬배우(뉴시스 DB)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배우 조상웅(32)은 최근 한국뮤지컬계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던졌다. 뮤지컬스타 홍광호(33)에 이어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뮤지컬 '미스사이공' 제작사 캐머런 매킨토시 사는 영국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공연 중인 이 뮤지컬의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에 조상웅을 캐스팅했다. 조상웅은 지난해부터 홍광호가 연기해온 '투이' 역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웨스트엔드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양대 연극·뮤지컬의 명소다. '미스사이공'을 비롯해 세계 4대 뮤지컬로 손꼽히는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이 모두 이 지역에서 탄생했다.

 웨스트엔드에 한국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주역으로 캐스팅된 건 홍광호가 처음이었다. 조상웅이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런던에 머무는 조상웅은 28일 뉴시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투이 역에 캐스팅된 것에 대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고 공연 올라가기 전까지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첫 공연이 올라가야 진짜인지 알 것 같다"는 마음이다.  

 작년 2월 국내 '미스 사이공' 오디션(현재 한국 공연은 무산) 당시 눈에 띄어 한국 제작사(KCMI)가 캐머런 매킨토시 사에 제안했다.

 조상웅의 뮤지컬 경력은 독특하다. 부산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2006년 일본 극단 시키가 서울에서 선보인 뮤지컬 '라이온킹'에서 심바 역을 맡으며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이후 일본 시키에서 활약했다. 2013년 '레 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 역을 맡아 한국에 복귀한 뒤 '위키드'의 '피에로', '러브레터'의 '이츠키'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계획한 대로 흘러간 적은 없었다. 사실 배우를 시작하고 나서 멀리 보고 많은 걸 계획했었던 거 같다. 오히려 지금은 매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이켜 봤을 때 모든 과정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안정된 가창력이 일품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영국 가기 전까지 보컬 선생님께 꾸준히 레슨을 받고 있었다. 배움의 과정은 끝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내로라하는 가창력을 가진 홍광호와 같은 역이라서 부담이 클 것 같다. 홍광호는 투이 역으로 '2014 BWW UK 어워즈' '제15회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등을 거머쥐었다.  

조상웅, 뮤지컬배우(뉴시스 DB)

조상웅, 뮤지컬배우(뉴시스 DB)

 "개인적으로 홍광호 배우의 팬이다. '레미제라블' 공연 당시 광호형이 공연을 보러와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다. 영국에서 너무나도 잘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뒤를 이어갈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도움을 받고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미스사이공'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월남전에 파병된 미국인 병사와 현지 여인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89년 런던 공연 이후 15개 언어로 28개국,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했다.

 조상웅은 어린 시절 부모들과 약속으로 정혼한 '킴'과 인연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끝내 거절당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투이를 연기한다. 진성으로 3옥타브 이상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뛰어난 가창력이 있어야 하는 배역이다.  

 "투이는 절대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인간으로써 전쟁의 희생자일 것이다. 캐릭터마다 자기 정당성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투이의 정당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다."

 시키에서 활약하며 일본어에 능통해진 그는 이번에는 영어로 연기해야 한다. "사실 영어를 잘하지는 못한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외국어로 공연해본 경험이 이번 공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든 공연이 다 똑같다"는 생각에 '미스사이공'을 통해 특별하게 이루고 싶은 건 없지만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외국에서 공연하는 만큼 누가 되지 않도록 해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첫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선 첫 공연을 무사히 올리는 게 최우선이다."  

 지금까지 "감사하게도 해보고 싶은 역할들을 해오고 있다"는 조상웅은 "특별히 꼭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관객분들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공연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만 즐기면서 행복하게 공연하고 싶다."  

 조상웅은 5월9일까지 투이 역을 연기하는 홍광호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달 11일부터 같은 역으로 무대에 선다. 우선 1년 출연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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