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착한 분양가' 믿어도 될까?…분양가의 진실

등록 2015.05.04 10:55:26수정 2016.12.28 14:57: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국감정원은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 전세가격은 0.16% 상승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15.02.12.  suncho21@newsis.com

'발코니 확장 공사비'를 분양가에서 제외 최저가 세대 가격을 평균 가격처럼 광고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분양시장이 봄 성수기를 맞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4~6월)에는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분양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착한 분양가'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꼼꼼히 뜯어보면 '착하지 않은' 분양가도 많다.

 부동산114는 4일 적정 분양가를 판단할 때 유의점을 소개했다.

 ◇'발코니 확장 공사비', 분양가에서 제외  

 지난해 10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A아파트의 전용 101㎡(A타입) 기준층 공급 금액은 6억833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1780만원에 책정됐다고 소개됐다. 여기에는 발코니 확장비용 등 유상 옵션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급금액과 별도로 '추가 선택품목 계약'이라는 항목이 있다. 일반적으로 발코니 확장 공사비를 일컫는다.

 주변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할 때도 단순히 공급금액으로만 비교하는 것보다 숨은 비용을 같이 살펴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발코니 확장비용이 별도로 책정돼 있다. 추가 선택 항목이긴 하지만 발코니 확장은 사실상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평면을 설계해 확장형을 선택하지 않으면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이나 빌트인 냉장고 등의 유상옵션 품목까지 더해지면 기본 분양가 외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예산 계획을 세울 때 유상 옵션 금액을 감안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청약 결정을 내릴 때는 유상 옵션을 포함한 총 투자금을 토대로 적정 분양가를 판단하고 본인의 자금 동원 능력을 계산해야 한다.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최저 공급가격만 강조

 분양가의 적정성 유무를 따질 때 주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합리적인 분양가'는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다.

 그러나 분양 사업자가 내세우는 가격 경쟁력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최저가 세대를 평균 가격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가장 비싼 곳과 비교해 격차를 부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는 2013년 분양 당시 인근 전셋값으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8억8000만원으로 9억원 안팎인 인근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세 실거래가는 8억7000만원에서 높게는 9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면 8억8000만원은 최저층 분양가로 중간층 이상은 10억3000만~10억5000만원 수준으로 이보다 1억원 가량 비쌌다. 최저 분양가를 평균 분양가로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동이나 층에 따라 분양가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과거 저층, 중층, 고층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해 가격구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저층 일부 단지만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해놓고 가격 우위를 강조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분양가상한제 폐지…영향은 서울 강남권에 그칠 듯

 4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됨에 따라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분양업체들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마지막 아파트'라고 광고하거나 '분양가상한제 막차 물량은 투자가치가 높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

 너무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분양가 상승은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인기지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입지 선호도가 높고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갖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분양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동탄2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공공택지와 경쟁해야 하는 경기권이나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지방의 경우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물량 경쟁에 따른 가격 견제 효과 때문에 분양가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공급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분양가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칫 대량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권은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이라는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지역 공급동향과 분양가를 잘 살펴서 청약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