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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부주도 창업생태계 성공할까? 스타트업계 얘기 들어보니…

등록 2015.05.26 10:07:36수정 2016.12.28 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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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8일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 개관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입주 업체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구글이 만든 창업가 공간 '캠퍼스 서울'은 전 세계 세 번째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구글 캠퍼스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여성 및 엄마 창업가 생태계를 활성화 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2015.05.0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8일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 개관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입주 업체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구글이 만든 창업가 공간 '캠퍼스 서울'은 전 세계 세 번째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구글 캠퍼스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여성 및 엄마 창업가 생태계를 활성화 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2015.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구글이 지난 8일 서울에서 구글캠퍼스 문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가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전국 17개 시·도에 만들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글로벌 IT 기업이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로 서울에 창업지원센터를 만든다는 소식에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반면 구글에 비견되는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를 전후해 이제야 관심을 쏟는 듯한 모양새다.

 실제 네이버가 국내 IT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생·공정·글로벌’ 상생 방안을 발표한 지는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까.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할당제는 대기업이 받아든 숙제”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들에게 숙제를 하나씩 맡긴 것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서울·경기 등 각 지역을 대기업에 배치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두고 이런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청년실업률이 높다 보니 창업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에 일자리를 만들라고 했는데, 못 만들다 보니 창업 지원으로 해결하려는 것 같다”며 “정부는 정책에 맞춰 지역마다 대기업을 배치해 수백억씩 투자하라고 한다. 지역할당제가 숙제인 셈이다”고 말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 중 생태계 지원을 하는 곳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K플래닛, KT 등 일부 업체들은 현 정부 출범 전인 2010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크게 활성화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ICT 대기업 임원은 “카카오나 SK플래닛 같은 회사는 대다수 서비스가 이용자가 있어야 돌아가는 플랫폼이라 스타트업이나 개발자 육성에 (상대적으로)적극적이었다”며 “반면 네이버는 구글처럼 모바일 중심이 아니라 온라인 중심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니즈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 중심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분야가 광고모델로 고착화 돼 있는데, 네이버는 이미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패해도 재기 가능해야…“연대보증 없애달라”

 사실상 대기업이 미적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새 창업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 생태계 조성은 시간 문제라는 것. 때문에 스타트업계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생태계가 형성되는지 여부가 아니다. 창업을 했다가 실패했을 때 재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ICT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스타트업은 연대보증 때문에 힘들다. 사업에 실패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돼버린다”며 “그러나 외국에서는 실패에 대해서도 인정해주고, 대신 경험을 나누라고 하거나 재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고 지적했다.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사업 실패에 대한 걱정이 많다. 실패하면 비난을 하는 등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면서 “연대보증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진철 SK상생혁신센터장은 “(진정한)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사업에 실패한 스타트업의 재창업을 도와주는 엑셀러레이터(업무공간과 마케팅, 홍보 등 비 핵심업무를 지원하는 단체·기업)나 벤처캐피탈(VC)에 법인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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