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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그리스 구제금융안 끝내 거부…유로존 앞날은?

등록 2015.07.06 07:47:17수정 2016.12.28 15: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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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AP/뉴시스】5일 실시된 그리스의 구제금융 관련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에 거부한 투표자들이 승리의 축배를 들고 있다. 이날 투표자들은 압도적으로 '노'에 투표해 개표 초반에 대세가 판가름났다. 2015.7.6

【아테네=AP/뉴시스】5일 실시된 그리스의 구제금융 관련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에 거부한 투표자들이 승리의 축배를 들고 있다. 이날 투표자들은 압도적으로 '노'에 투표해 개표 초반에 대세가 판가름났다. 2015.7.6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그리스가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끝내 거부했다.

 1000만 명의 그리스 유권자들은 5일(현지시각) 치러진 국민투표를 통해 60%가 넘는 압도적 비율로 연금 삭감과 부가세율 인상, 민영화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현재의 협상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대국민 TV 연설을 갖고 "민주주의는 협박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제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무 탕감과 상환 기한 20년 연기 등 해법을 제시했던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라 채무 탕감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국민투표 반대가 유럽과의 결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렉시트(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거듭 부인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 역시 "국민들은 5년 이상의 긴축을 거부했다"며 "내일(현지시각 6일) 국제 채권단과 의견이 일치되는 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사켈라리디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곧 시작될 협상은 이르면 48시간 내로 결론날 것"이라며 "협상을 조만간 마무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신민당 당수인 안토니스 사마라스 전 총리는 채권단의 개혁안을 수락하라는 야당의 요구와 달리 '반대'가 압도하자 TV 연설을 통해 퇴진을 발표했다.

 그는 "신민당은 새로이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리스는 이번 투표 과정에서의 분열을 뒤로 하고 정부가 채권단과 조속히 합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이 부결된 직후 전화통화를 갖고 7일 유로존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정상회의에 앞서 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국민투표 이후의 상황을 평가하고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이번주 내에 그리스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네=AP/뉴시스】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광장에서 5일 채권단 긴축안 수용 관련 국민투표에서 '반대' 지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2015.07.06

【아테네=AP/뉴시스】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광장에서 5일 채권단 긴축안 수용 관련 국민투표에서 '반대' 지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2015.07.06

 관건은 그리스가 유로존의 지원을 계속 받아 디폴트(채무불이행)에서 벗어나느냐, 유로존을 탈퇴하느냐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 제안을 부결시키는 것이 그렉시트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의 생명줄인 긴급유동성 지원을 중단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의 협상이 쉽게 타결되지 않고, 유동성 지원마저 끊어질 경우 그리스는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채무 상환을 모두 불이행하게 되고 국내 공무원 월급과 연금도 줄 수 없게 된다. 은행들도 연쇄 부도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에 남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국가경제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드라크마화를 찍어내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그리스는 이미 지난달 30일 IMF 채무 약 16억 유로(약 1조9900억원)를 상환하지 못했으며,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 채무 35억 유로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를 갚지 못할 경우 긴급유동성 지원이 종료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낭떠러지에 몰린 그리스가 차용증서인 'IOU'를 발행하면 사실상 그렉시트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렉시트' 가능성을 무기로 그리스를 압박해온 유로존 채권단이 '플랜 B'를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유로존 역시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스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플랜 B'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과 독일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 유로화는 지난 3일의 1유로당 1.1110달러에서 5일 개표 이후 한때 1.0979달러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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