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롯데家 형제의 난]신격호 문서 공개 '장남을 회장으로' 법적 효력은

등록 2015.08.02 06:00:00수정 2016.12.28 15:24:0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minh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달 30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필 서명이 담겨있는 임명장이 법적 효력이 있는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임명장에는 '신 전 부회장을 집행이사 사장에 임명하고 롯데그룹 경영의 전반과 재무관리 담당을 맡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서 작성 날짜는 지난달 15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이틀만에 작성됐다. 

 또 다른 한 장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전무 등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직위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 총괄회장이 문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서명하고 직인을 찍었다는 게 신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언론을 통해 신 총괄회장의 육성이 담긴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대화 내용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와 신 회장을 자신의 의지로 그만두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일본 롯데홀딩스에서의 자신의 직위를 해제한 아들, 신 회장에 대해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해당 문서는 신 총괄회장이 지시해 작성한 문서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문서가 법적 효력이 있을까.

 기업 오너의 지시가 떨어져도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결의가 이뤄져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상법을 살펴봐도 기관의 대표이사 등은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선출되거나 해임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총수 또는 특정인이 대표이사나 이사 등을 해임하도록 지시한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만 롯데그룹의 특별한 상황은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김포공항=뉴시스】최동준 고승민 기자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확전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부터 31일까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을 필두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롯데家 입국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2015.08.01.  photo@newsis.com

【김포공항=뉴시스】최동준 고승민 기자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확전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부터 31일까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을 필두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롯데家 입국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2015.08.01.  [email protected]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맨 꼭대기에 광윤사가 있고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호텔롯데, 국내 롯데 계열사로 돼 있다.

 쉽게 설명하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사람이 한일 롯데를 다 지배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롯데홀딩스를 완벽하게 지배하기 위해서는 광윤사에 대한 지분이 높아야 한다.

 형제의 난이 롯데홀딩스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록 이번 형제의 난으로 인해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 이사직에서는 물러나게 됐지만 실질적으로 그가 한일 롯데의 최고 정점에 위치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이 서명한 해임지시서를 한국과 일본 롯데 측에 전달할 경우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을 비롯해 이사진들이 해임지시서 등에 대해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지만 금명간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총괄회장의 뜻대로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은 이 문서를 언론에 공개한 이유는 부친이 자신을 한국과 일본 롯데의 후계자로 내정했음을 그룹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우인 신 회장 측에서 신 총괄회장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임원들을 향해 날린 일종의 경고장으로도 볼 수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 전 회장도 임명서나 해임 지시서가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승인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아우 신동빈 회장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고 줄을 잘 서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