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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英의사, 레이저로 뇌종양조직 판별 성공…‘유럽 최초’

등록 2015.08.27 18:58:29수정 2016.12.28 15: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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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영국 런던 외과의사가 뇌종양 제거 수술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유럽에서 최초라고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술은 뇌종양 제거 수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의사가 실수로 건강한 조직을 떼어내면 인지와 기억, 언어 능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 빛은 세포조직이 암에 걸렸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환자 루우벤 힐(22)은 영국 채링크로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의료진들은 이 의료 기술을 통해 다루기 어려운 수술을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 기술이 사용됐었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대학에서 힐에게 적용한 레이저 기술은 캐나다에서 사용된 것과 같다.

 수술을 하는 동안 의사들은 뇌에 빛줄기를 쏘면서 근적외선 레이저 조사를 했다. 이는 세포 분자가 진동하게 한다.

 조사 중인 광섬유기술이 세포조직에서 진동하는 빛들을 모아준다. 이는 진동횟수를 측정할 수 있는 ‘라만 분광법’이란 기술을 사용해 분석, 건강한 조직인지 여부를 판별한다.

 전체 과정은 몇 초 만에 다 끝난다.

 해당 기술을 이용한 진단은 의사가 세포조직을 뗄 지 혹은 남길 지를 판단한다.

 현 의료기술은 조직검사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한번 하는 데에만 40분이 걸린다.

 신경외과 의사 바바르 바카스는 “이 광학기술은 미래의 의료 기술이다. 훨씬 빠르면서도 어떤 조직도 손상시키지 않는다”며 “뇌종양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여러 종류의 암을 수술할 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페리얼 컬리지 건강 NHS 트러스트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채링크로스 병원에서 30~40명의 뇌종양 환자에 대해 이 기술을 시험 적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레이저 신기술 적용한 환자 상태는?

 루우벤 힐은 간과 뇌에 종양이 있다고 진단받았다. 그는 “건강한 체질에 유도팀 선수로 활동해 왔던 내게 종양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고 진술했다.

 골프공 크기의 종양은 언어 소통을 다루는 뇌 바로 옆에서 발견됐다.

 힐은 임페리얼 컬리지의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외과 수술로 인해 말이나 노래를 할 수 없을 까 봐 우려하고 있다.

 수술 후 힐이 깨어났을 때 말과 노래를 할 수 있는지를 지켜본 후 의사들은 수술 후유증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 후 2달 뒤 의사들은 그의 종양이 암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다만 힐은 향후 몇 년 간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는 현재 회복 중이며 내년에 박사 과정에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수 패링턴 스미스 의사는 “이 같은 뇌종양 수술 기술의 진보는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 또다른 혁신적 의료 기술 ‘아이나이프(iKnife)’ 도입

 한편 외과의사들은 이번 수술에서 또다른 혁신적 기술 ‘아이나이프’를 사용했다. 이 수술용 메스는 세포 분자를 정밀 분석할 수 있다.

 ‘아이나이프’로 불리우는 전자 메스로 세포를 자르면 연기가 나온다.

 수술 테이블 옆에 있는 연기는 질량분석계로 흡입돼 세포를 분석한 뒤,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려준다.

 임페리얼 대학 신경외과 의사 케빈 오닐은 “이런 신기술을 모두 활용한다면 뇌 수술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대학 의료팀은 지난해 9월부터 ‘아이나이프’ 기술을 유방과 결장, 난소암 수술에서 활용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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