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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주교 시노드 4일 바티칸에서 개막 …3주간 이혼, 동성애 등민감 이슈 논의

등록 2015.10.04 14:05:51수정 2016.12.28 15: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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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AP/뉴시스】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활동하는 크리스토프 카람사 신부(왼쪽)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로마에서 동성애인 에두아르드(오른쪽)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밝힌 후 나란히 회견장을 걸어나오고 잇다. 2015.10.0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이혼, 동성애,피임,낙태, 동거 등 가톨릭 신자들이 실생활에서 부딛히는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4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재로 바티칸에서 열린다.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활동하는 크리스토프 카람사 신부가 전격적으로 동성애자임을 전격적으로 공개하는 등, 올해 주교 시노드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동성애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는 분위기이다.

 특히 교황이 지난 9월 말 미국 워싱턴 방문 때 동성 부부에게 결혼허가증을 발부해주기를 거부해 체포됐던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는 물론 과거 자신의 학생이었던 동성애자와 그의 연인을 만났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과연 이번 주교 시노드가 동성애 문제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교 시노드는 교황이 중대사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 지역의 대표 주교들을 소집하는 회의를 가르킨다. 주교는 아니지만 교회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일반 신도들도 일부 참석하게 된다. 3일 BBC는 올해 주교 시노드에 약 300여명의 주교와 일반신도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교 시노드에서는 가톨릭 보수와 진보 세력 간의 갈등이 노골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뤘던 지난해 주교 시노드는 중간 보고서에 "동성애자들도 기독교 공동체에 헌신할 재능과 자질이 있다"를 문구를 삽입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결과적으로는 참가자의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이 문구가 최종 보고서에는 채택되지 못했지만, 공개석상에서 논의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란 평가가 적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주교 시노드를 마치면서 가진 종료 미사에서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가슴을 열게 해준다"면서 "기독교인들은 용기를 갖고 많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이 동성애, 이혼, 동거 등을 포용하는 내용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교 시노드의 중간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못한 점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씨앗을 뿌렸으니 내년 10월 시노드 회의 때까지 인내를 갖고 지켜보자"는 말도 덧붙였던 만큼, 그로부터 1년 뒤인 이번 주교 시노드가 지난해의 2라운드 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종료 미사에서 교황은 "조심스럽게 시대의 징후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시대의 점증하는 요구와 사회 조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 특히 주교 시노드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BBC는 카람사 신부의 커밍아웃과 그로 인한 종무박탈에서 보듯, 이번 주교 시노드에서 동성애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가톨릭 교단의 진보와 보수 간의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카람사 신부의 커밍아웃이 가톨릭 교단 핵심부에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바꾸려는 로비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고 지적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시노드 개막 직전 그러한 결정(커밍아웃)은 매우 심각하고 무책임해보인다"며 "시노드가 미디어의 과도한 압력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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