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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선업 구조조정①]선수금 환급보증(RG) 축소로 일감도 줄어

등록 2015.11.29 10:15:13수정 2016.12.28 15: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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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떨어지는 프로젝트는 보증 거부
보증 없으면 수주 못해 구조조정 불가피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금융회사들이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줄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수주는 억제하는 대신 '돈이 되는' 프로젝트만 걸러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선수금 환급보증이 없으면 조선업체는 수주가 불가능하다. 수주가 줄어들면 일감도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들에 발급한 RG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0월 규모는 1조1699억원이다. 반면 올해 1~10월은 444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RG발급도 소폭 축소됐다. 수은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체 상대로 발급한 RG규모는 8조4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1~10월까지는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 역시 RG발급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미리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내주는 지급보증제도다. 정책금융기관은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에 매달릴 때도 보증을 남발해왔다. 사업 수익성을 평가하지 않고 RG를 발급해주는 바람에 조선업계는 물론 정책금융기관도 멍든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계는 앞으로 RG발급 과정에서 신중을 기하겠다는 태도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앞으로는 저가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수익성 여부를 기준으로 RG를 발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더라도 RG를 발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책금융기관이 발주처와의 계약 관계, 수익성 등을 평가한 뒤 보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건조 공정이 길어지거나 배를 잘못 지어 설계를 변경하면 비용이 커지게 된다"며 "이런 수주는 회사는 물론 금융회사도 멍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황이 좋지 않다 보니 선주가 배를 인도받는 걸 지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그 비용은 제조사에게 떠 넘겨지고 조선업체의 재무상태 악화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 등 시황이 좋아지면 저가 수주가 계속되더라도 수익이 날 수 있지만, 현재는 모든 여건이 불리하다"면서 "정책금융기관이 RG 발급 요건을 강화하기도 했지만, 수주 자체도 줄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RG발급 축소가 경쟁력을 잃은 조선 업체들을 걸러내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되지 않겠느냐"면서 "정책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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