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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공침입했다" 對 "영공침입 안했다" …터키 對 러시아, 어느 쪽이 맞나

등록 2015.11.25 15:43:02수정 2016.12.28 15: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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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베르투르크TV ·AP/뉴시스】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는 모습이 하베르투르크 TV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2015.11.25

【 하베르투르크TV ·AP/뉴시스】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는 모습이 하베르투르크 TV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2015.11.25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터키 전투기 2대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와의 접경지역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불안한 시리아와 그 주변 지역이 더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터키 F-16 전투기들이 이날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가 10차례 경고를 무시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   

 러시아 국영 뉴스 통신 리아노보스티는 이날 전투기에 탈출한 러시아 조종사 2중 1명은 공중에서 지상에서 발사된 총에 맞아 숨졌고 러시아 해병이 격추된 전투기의 조종사들을 구출하는 작전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헬기 Mi-8 2대가 전투기 조종사 수색 작전에 나섰으나 1대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박격포 공격으로 파손돼 긴급 착륙했고 이 과정에서 해병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시리아 해안도시 라타키아로 향할 것이며 러시아군은 위험할 수 있는 모든 목표물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머지 조종사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시리아 반군 자유시리아군(FSA)이 탈출한 러시아 조종사 2명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한 남성이 터키어로 총을 쏘지 말고 조종사들을 생포하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는 소리와 반군이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러시아 전투기 추격사건과 관련해 터키와 러시아는 이 전투기의 영공침범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시리아 내전의 확전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경고에 대답하지 않아 격추됐다”며 “전투기가 격추된 지역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가 아닌 투르크멘이 살고있고 이 지역의 공습은 우리 형제이자 자매인 투르크멘을 공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전투기 격추는 터키가 바라거나 어떤 국가에 악의로 한 일이 아니었다”며 “전투기 2대 중 1대만 격추했다”고 말했으나 이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는 이날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투기의 비행경로 사진을 공개하면서 터키 전투기 2대가 교전 수칙에 따라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CNN에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에서 30초도 채 날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하기 전 5분 넘게 10차례 경고했다고 밝히면서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 있는 동안 경고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객관적 모니터링으로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비행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스푸트니크 위성사진을 근거로 전투기가 시리아 내에서  6000m 고도로 비행하던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전투기 격추가 터키와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전투기 격추는 테러단체의 공범들의 배신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 터키 전투기가 발사한 공대공미사일에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국경에서 4㎞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전투기는 격추당할 때 터키 국경에서 1㎞ 떨어진 시리아 영공을 비행했다”며 “추락할 때나 격추됐을 때 러시아 조종사와 전투기는 터키를 위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전투기는 시리아 라타키아 북부에서 IS 공습작전 중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재단의 국제안보 담당 국장 사전 고헬은 이번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을 사태가 확산하는 매우 중요한 전개로 분석했다.

 그는 이날 CNN에 “이는 최근 파리연쇄테러 이후 러시아가 IS 격퇴를 위해 프랑스, 미국과 협력하길 바라는 시기에 벌어져 상황이 복잡해질 것”이라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불필요한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은 IS 격퇴를 위한 연합 전선 형성 노력도 방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터키는 오래전부터 러시아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다고 비난해 안타깝게도 이번 사건은 불가피했다"며 "양국은 경제협력을 맺었어도 서로 비난했고 정치관계에서 최근까지도 긴장은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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