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확산①]저유가에 '지카' 덮친 중남미…위기의 진앙지되나
무엇보다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의 정상적 개최마저 의심받고 있는 브라질이 긴장하고 있다. 자원대국 브라질은 이미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저유가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브라질 정부는 올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기대했다. 브라질 정부가 올림픽에 투입한 예산만 391억 헤알(1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올림픽 특수도 고사하고, 관광객 급감마저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저유가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4월 247.88bp에서 9월에는 462.5bp까지 상승했다. 이 와중에 지카 바이러스까지 발생하면서 지난달 29일 기준, 479.34bp까지 상승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브라질의 통화가치도 추락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한 2010년 12월 30일 달러당 1.66헤알을 기록했지만 5일 기준, 달러당 3.89헤알까지 폭락했다. 같은 기간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도 6만9304포인트에서 4만592포인트로 떨어졌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자메이카 등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중남미 국가들도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관광·여행업계의 타격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중남미 등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들에게 적극적인 환불정책을 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경보를 낸다면 지카바이러스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단기적으로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브라질 중앙은행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7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금리의 점진적인 인상으로 통화정책은 더욱 제한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도 재정지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원자재 가격하락과 중국의 경기 부진, 미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중남미 국가의 경제전망치는 상당폭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올해 경제가 -0.9%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브라질은 최근 -2.8%로 내렸으며 아르헨티나는 같은 기간 1.2%에서 -0.2%로, 베네수엘라는 -3.3%에서 -4.4%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남미 국가가 위기에 직면할 경우 신흥국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며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에 증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는 특징을 보여온 만큼 자본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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