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제

"中 자본이탈 이제부터 시작 …위안화 1% 떨어질 때마다 1000억 달러 유출"

등록 2016.02.19 14:18:20수정 2016.12.28 16:38:0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하이커우(중 하이난성)=신화/뉴시스】7일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는 위안화의 기준환율을 332베이시스 떨어진 1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1년 3월이후 최저 수준로 평가된 셈이다. 중국 하이난(海南)성 츙하이(瓊海)은행에서 한 은행원이 위안화와 달러화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 2016.01.0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중국의 ‘자본 엑소더스’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잇달아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함께 자본이탈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인용해 위안화가 1% 평가절하 될 때마다 1000억 달러(약 123조4000억 원)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18일 뉴욕타임스(NYT)는 1년 반 전 4조 달러(약 4936조 원)에 달했던 외환 보유고가 3조2300억 달러(약 3985조원)로 줄었다면서 이와 함께 아프리카와 남미 등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던 중국의 국제적 위상도 빛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년간 중국서 1조 달러 유출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빠져 나간 외화는 1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14년에 비해 7배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5년 하반기에만 5500억 달러가 중국에서 빠져나갔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995억 달러 줄었다.

 올해 개장 첫날부터 서킷브레이커(일시매매정지)가 발동될 정도로 폭락 장세로 시작했던 중국의 증시는 춘절 연휴 이후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중국의 위안화는 0.9%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며칠간의 반등세를 보고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끝났다고 판단하면 잘못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말까지 위안화가 3.4%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줄고 있는 큰 원인 중 하나는 중국에 투자하던 ‘캐리 트레이드’가 역으로 일어나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 혹은 가치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 및 가치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거래를 의미한다. 2013년까지 중국의 경기가 좋던 시절, 투자자들은 역외에서 달러를 빌려 중국의 위안화와 고금리 상품에 투자를 하는 ‘캐리 트레이드’에 달려들었다. 이런 흐름은 2014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본 최고의 투자 은행 중 하나인 ‘다이와 캐피탈마켓’의 애널리스트인 케빈 라이는 “(위안화 평가절하 폭이)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다”며 “(중국 밖에서 자금을 들여와 위안화에 투자하던)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가 역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이 위안화를 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지금 (중국 경제의) 거대한 디플레이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시장과 경제는 물론 전방위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샌포드 앤 번스타인'의 2월 4일자 보고서를 인용해 역(逆)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발생하는 중국의 자본 유출이 4000억~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 엑소더스 현상 가속화

 NYT는 중국 경제의 호시절이 막을 내리면서 위안화가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 지도자들은 높은 외환 보유고를 중국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라고 자랑했다. 세계1위를 자랑하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중국의 국력을 상징하는 자랑스런 트로피였다”며 “이제 중국의 경제성장은 힘을 잃어가면서 중국 국력의 상징인 외환 보유고도 점점 빠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2014년 여름보다 5분의 1이 줄어들었다"면서 "그 중 3분의 1은 지난 석 달 동안 집중적으로 빠져 나갔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대규모 자본이 줄줄이 빠져 나가는 ‘중국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중국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저지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국 외환 보유고의 급격한 감소는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에도 손상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와 남미 등 개발도상국들에 쏟아 붇던 투자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BBC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중국이 아프리카 물건을 사주 던 규모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중국이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한 물량 규모는 670억 달러(약 81조 원)였다. 이는 2014년에 비해 38% 줄어든 규모다. 중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수입해 오던 원유와 금속, 광물자원 등의 양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650억 달러를 남미에 쏟아 부었다. 미국의 앞마당을 차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벌였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계획했던 프로젝트들은 남미의 정정 혼란과 부패, 관료주의 등으로 인해 줄줄이 엇나가고 있다. 브라질 대서양 연안에서 페루 태평양 연안을 잇는 3300마일 길이의 대륙횡단철도가 대표적 사례다. 야심적으로 내놓은 이 프로젝트는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흔들리는 중국 신뢰도…갈수록 강해지는 추가 평가절하 압력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줄어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이 위안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쓰는 대신 위안화를 평가절하는 길을 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카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국이다. 우리는 투기세력들이 시장의 정서를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던 시절에는 막대한 규모의 달러와 유로, 엔 등이 중국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시장법칙에 따른다면 위안화의 가치가 오르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중국은 위안화의 가치를 철저하게 통제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이 자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제 중국 경제의 호시절을 끝이 났다. 위안화는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헐어내고 있다. 그러나 국제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중국이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아직도 상당한 규모다. 외환 보유고 2위인 일본보다 두 배나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규모의 경제는 엄격한 자본 통제를 할 경우 1조5000억 달러 정도의 외환 보유고를 필요로 하며, 통제를 하지 않을 경우 2조7000억 달러를 필요로 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