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제

'시간 알려주지 않는' 1500만원 짜리 손목시계, 왜?

등록 2016.03.27 05:00:00수정 2016.12.28 16:49: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스위스의 시계 브랜드인 오틀랑스(Hautlence)에서 최근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손목시계를 출시했다. 시계판에는 시침과 분침 대신 미로게임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출처: 데일리메일) 2016.03.26.

【서울=뉴시스】스위스의 시계 브랜드인 오틀랑스(Hautlence)에서 최근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손목시계를 출시했다. 시계판에는 시침과 분침 대신 미로게임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출처: 데일리메일) 2016.03.2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최근 스위스의 한 시계 업체에서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손목시계를 출시했다. 핑크골드, 플래티늄, 사파이어, 그리고 악어 가죽밴드 등으로 만들어진 이 시계의 가격은 약 1500만원이다.

 시간을 알려주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중저가 스마트워치도 쏟아지고 있는데, 시계의 본분인 '시간을 알려주는 일'마저 하지 않는 고가의 손목시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치품의 절정이다', '어처구니 없다'라고 단정하기 전, 이 시계업체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소개한 이 시계는 스위스의 명품시계 브랜드인 오틀랑스(Hautlence)에서 이번 3월 출시한 손목시계이다.

 앞서 소개한 대로 이 시계는 최고급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계판에는 시침과 분침이 없다. 대신 미로찾기 놀이를 하기 위한 게임판이 자리잡고 있다. 미로판은 핑크골드로 만들어져 있으며, 그 안에는 플래티늄으로 만들어진 구슬이 들어 있다. 시계를 차고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여 작은 플래티늄 구슬을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면 된다.

 명품시계 업체인 오틀랑스에서 이런 '무늬만' 시계인 손목시계를 왜 출시한 것일까?

 오틀랑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미로찾기 시계는 당신에게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게임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단절한 채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시간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한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가지고 한 템포 쉬었다 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오틀랑스의 사장인 산드로 레지넬리는 "우리는 이 시계를 통해 시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시계의 광고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에릭 칸토나가 등장하는데, 그는 광고에서 "단절하라, 벗어나라, 감사하라, 이해하라, 상상하라, 꿈꿔라, 즐겨라, 느껴라, 생각하라, 놀아라, 창조하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이어 "천천히 하라"라고 말한다.

 '바쁜 것이 미덕'인 것처럼 여겨지는 현대인들의 삶에, 이 시계는 '진정한' 시간 관리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 같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