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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당선인 인터뷰]이태규, "차기에 연립정부, 연립정권 탄생할 수 있다"

등록 2016.04.24 13:45:07수정 2016.12.28 16: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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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email protected]

"차기 국회의장은 민심 감안하면 더민주가 해야" "安도 당내서 대권 경쟁해야…독주 안 돼"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국민의당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이태규 당선인은 22일 "차기 대선 과정에서 가치나 비전이 유사한 다른 정치세력과의 통합이 아니라 연립정부를 이루는 형태로 포커스가 맞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2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간에 정계개편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연립정부가 탄생할 수 있다"면서 "타협과 절충의 정치가 잘 정착된다면 연립정부, 연립정권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에 의한 정권교체와 마찬가지로 국민의당이 다른 당과 손잡고 정권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주목된다. 다만 이 당선인은 함께 할 가능성이 있는 정당이 어느 쪽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복심(腹心)'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012년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진심캠프'에 참여한 데 이어 안 대표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부소장을 역임했다.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으며, 야권 후보 단일화 논란이 불거지자 '강력 조치'를 언급해 단일화 논의 확산을 막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비례대표 순번 8번을 받을 당시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바닥을 찍던 시점으로 '낙선권'이라는 시각이 많았는데.

 "나 스스로도 당선권 밖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내 관심은 '자격 논란'에 맞춰져 있었다. 공관위원을 비례대표 후보 추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당규는 그 자체가 불합리했다. 국회의원 당선이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자격을 회복하느냐의 문제가 나에게 더 중요했다. 공관위원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제외한 당규가 불합리한 이유는, 공관위원과 비례대표 심사 간에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불합리하다. 만약 이 부분을 당 지도부가 인지했다면 논의 과정에서 이 당규는 삭제가 됐을 거라고 본다."

 -선거 막바지엔 당선을 예상했을 것 같은데.

 "막바지엔 당선권을 9번까지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략 목표는 10번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주력했다. 사실 13번까지 당선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기성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컸고 그 지점에 당의 이미지가 맞닿아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사실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높고, 경제·사회적 위기가 심각하다는 반증인데 정치인이 이런 상황에서 행복해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잘못된 사회라고 본다. 국민들의 판단에 모든 정치 세력이 겸허하게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당내에서 안철수계 핵심 인물로 분류되는데 그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나는 '계파'라는 표현을 굉장히 안 좋아한다. 동일한 지향점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고나 가치관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그룹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정치적 이해 관계만으로 몰려다니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 안철수계라는 지적 역시 가치와 비전의 문제일 뿐 정치적 이해 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정당 생활을 오래 하면서 한 번도 계파 의식을 가진 적이 없다. 만약 내가 계파 의식을 갖고 누군가를 추종하고 쫓아다녔다면 지금쯤 최소한 3선 정도는 했을 것이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당선을 도왔고, MB정권 탄생에도 기여했다. 이후 안철수 대표의 진심캠프에 합류하는 등 정치적 궤적이 다양해서 '권력을 좇는다'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인데.

 "나는 정치권에 있으면서 한 번도 스스로 누군가를 찾아가서 몸을 의탁한 적이 없다. 소신껏 내가 할 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줬던 입장이다. 나의 선택과 판단의 기준은 당과 상관없이 무엇이 더 정의로운가, 그리고 무엇이 더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였다. 2012년 내가 한나라당에서 불합리하게 공천을 받지 못한 이후 안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왔다. 그때 '저런 분이 정치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있어서 합류한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누군가가 내게 '왜 이리저리 옮겨다니느냐'고 비판을 한다면 그건 그냥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건 나의 양심의 문제고, 내가 부끄러울 일이 없다면 (비판은) 감수하고 내가 가야할 길을 가면 된다."

 -당내 친안(親安)과 비안(非安) 간 갈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에는 안 대표와 오랫동안 인연을 맞은 사람도 있고, 새로 합류한 사람도 있다. 이들에 대해 균형 있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진다면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당내 인사들 역시 정치적 가치나 비전, 국가의 발전 등에 있어 당 차원의 합의를 본다면 굳이 계파를 따질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무리를 지어 정치적 이해 관계를 추구하려는 흐름이 있다면 이 부분은 봉합해선 안 된다. 싸워서 깨나가야 한다. 정치는 공공재다. 공공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고, 보편 타당성을 가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 개인의 이해 관계로 전체적인 질서를 깨려고 한다면 치열하게 논쟁해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지, 적당히 '시끄럽다'며 덮어둘 사안은 아니다. 그건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의 모습일 것이다."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정당투표 득표율에서 정당 2위를 얻었다. 정당득표율을 고정 지지층으로 바꿔나가기 위한 복안은.

 "국민의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이나 국민들이 가진 변화에 대한 열망의 지점에 국민의당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표를 얻은 것이다. 수권대안세력으로서 표를 얻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방법은 일하는 국회, 문제를 풀어가는 정치, 합리적 개혁노선이라는 세 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국민의당이 잘 실현하고 지켜나간다면 국민들이 지지를 회수하지 않고 '좀 더 맡겨보자'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성정당이 잘 못하면 '그럴 줄 알았다'는 익숙한 실망에 그치지만, 국민의당이 잘못하면 지지층들은 금방 돌아설 것이다. 노력, 자기 절제 등 모든 부분에서 국민의당은 아마 훨씬 더 힘들 것이다."

 -정당 득표율은 고무적이지만 지역구에선 상대적으로 성과가 초라했고 '호남 자민련'이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email protected]

 "비록 호남 외 지역에선 의석을 두 석밖에 확보하지 못했지만, 정당지지율은 당의 큰 자산이다. 당의 가치나 노선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게 하고 대선 과정에서도 이를 잘 표출시킨다면 국민의당이 가장 강력한 전국적 정당이 될 수 있다는 기반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단순히 지역주의로 봐서는 안 된다. 적어도 4·13 총선 결과는 한국사회, 한국정치의 총체적 변화와 열망의 분출이다. 이번엔 호남에서 그런 변화와 열망의 분출이 중점적으로 일어났다고 평가한다. 변화의 촉매제 내지 기폭제로서의 호남이 있었고 이것이 전국적인 정당지지로 연결됐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두고 여러 말들이 끊이지 않는다. 차기 지도부로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특정인을 지목하긴 어렵지만 기준을 말하자면 당대표는 창당 정신과 배경, 취지를 잘 이해하고 실천해 나갈 사람이 돼야 한다. 즉 시대의 흐름, 국민들의 열망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원내대표는 반목과 대립, 진영논리 등 낡은 정치 문화나 행동 양식을 벗어던지고 일하는 국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당 지지자와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가장 좋은 조합이 될 것이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창당 후 6개월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게 당헌이다. 전당대회 연기론을 어떻게 보는가.

 "정해놓은 규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연기하는 게) 지지자의 입장에서 보편타당성이 있다면 당내에서 중론을 모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바로 공천과 선거를 치르느라 아직 당원조직이 없다. 당원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지도부를 뽑는 건 난센스다. 특히 지역위원장 공모와 심사는 물리적으로 2~3달은 걸린다. 국민의당의 가능성을 총선을 통해 한 번 보여준 상황에서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고, 이들이 내년 대선의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선거를 치러나갈 사람들인 만큼 적당히 뽑을 순 없지 않나.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 당 구성원들이 합의점을 찾아내는 게 좋다."

 -전당대회가 연기된다면 사실상 안 대표를 재추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는데.

 "재추대라기보단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현재 최고위 체제가 그대로 가는 거라고 봐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정치적 유불리가 있거나 누군가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 (전당대회 연기는) 못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상황은 아니다. 특히 현재 지도부인 안 대표와 천 대표는 이해당사자인 만큼 제척 대상이다. 두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말해선 안 된다."

 -당내 호남파와 비호남파의 갈등도 있는 것 같다. 총선 과정에서 호남 선거에 중앙당의 지원이 적었다는 불만도 나오는데.

 "일단 호남과 비호남을 가르는 것이 무의미하다. 국민의당은 기성정당과 달리 정치 혁신을 내걸고 나온 정당이기 때문에, 향후 정치 양상이 호남 대 비호남 등의 구도로 가진 않을 것 같다. 국민의당은 패거리나 지역주의 정당이 아니라 가치와 비전을 앞세운 정당으로 앞장서야 한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선거는 없어져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당의 입장에선 아쉽지만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2개 의석을 가져갔다. 또 대구에서는 우리 당은 아니지만 김부겸 후보가 당선됐다. 이렇게 지역구도가 깨어지는 건 한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다. 또 호남 후보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호남 후보들의 당선은 국민의당의 높은 정당지지율이 리드했다는 것을 본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호남 당선자들도 민의를 잘 수렴해 민의대로 자기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에 관해 '강력 조치'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불가론을 밀고 나갔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도 통합이나 연대 없이 정권 교체가 가능할까.

 "국가 발전이나 국민의 삶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그게 없다면 정권교체는 의미가 없다. 국민을 살리고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정권교체로 가기 위해선 구도로 먹고 사는 선거프레임이 아니라 가치와 비전, 대안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프레임 속에서 승자가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 통합이나 단일화는 기존에 있는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선거구도는 깨야 한다. 국민의당이 일하는 국회, 문제를 풀어가는 정치 등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는 합리적 개혁세력들이 몰려올 것이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구도가 바뀌는 것이다. 또 그것이 아니라면 가치나 비전이 유사한 다른 정치세력과 통합이 아니라 연립정부를 이루는 형태로 포커스가 맞춰질 수 있다. 정계개편이 일어나거나, 연립정부가 되거나라는 것이다. 타협과 절충의 정치가 잘 정착된다면 연립정부, 연립정권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겠나."

 -당내에선 안철수 대표가 사실상 유력한 대선 주자다. 정권교체를 위해 자연스러운 흐름인가.

 "고인 물은 썩는 거고, 긴장 요소가 없는 조직은 무기력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국민의당은 플랫폼 정당으로써,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사람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좋은 사람들, 합리적이고 개혁적 의지를 확고히 가진 후보들이 많이 와 경쟁을 해야 한다. 안 대표도 하나의 일원으로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대선 후보가) 되는 사람이 경쟁력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안철수 대표로의 1인 대선주자 체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인가.

 "그렇다. 모든 조직은 경쟁이 있어야만 활력이 돋는다. 국민의당이 안철수 개인을 위한 당은 아니지 않나. 안 대표가 신망을 받는 정치지도자이자 차기 리더 중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국민들이 바라는 건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또 안 대표가 대권 행보에 나서기 전에 당의 조직정비나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일하는 국회를 잘 끌고 가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대선의 인프라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선 주자라면 모든 순간이 다 평가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당 대표로서 좋은 리더십과 강력한 리더십,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사람이 대선 후보로의 행보에 나서서 갑자기 리더십을 보여줄 수는 없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떠오르는 말 같기도 한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 정책네트워크 내일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04.24.  [email protected]

 "글쎄. 어쨌든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지 않나. 똑같다고 본다. 자신에게 주어진 영역에서 주어진 과제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데 가서 해낸다, 나는 그건 어렵다고 본다. 국가 경영은 훨씬 더 넓은 영역이다. 그런데 그것(당 문제 해결은) 그보다 작은 영역인데, 이 작은 영역을 헤쳐 나가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가 경영을) 할 수 있겠나."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사안별로 어떤 노선을 취하느냐에 따라 '새누리 2중대' 또는 '더민주와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우려되는데 어떻게 양당과 차별화하면서 제3의 노선을 확립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용기라고 본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제3의 노선을 걸으려 하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이는 진영 논리의 폐단이다. 이 진영에 서든지 저 진영에 서든지 선택을 하라고 하면서 양쪽 진영이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철저히 '경계인'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어떤 진영에서도 자유롭게, 그리고 판단의 기준은 '무엇이 더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이렇게 분명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해나간다면 국민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해줄 것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일정 부분 가능성을 봤다. 2중대니 뭐니 누가 어떤 음해나 폄하를 하더라도 돌파해낼 수 있고, 그래야만 한국 정치와 한국 국회가 바뀔 수 있다. 그게 두려워 주춤거린다면 다시 기득권 양당 구조로 돌아가는 게 된다."

 -차기 국회의장을 어느 당에서 배출하느냐가 화두가 되고 있다. 현재 제1당인 더민주에서 나와야 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집권여당에서 나와야 한다고 보는가.

 "집권여당이든 제1당이든 일단은 우리의 '관행'이 뭐였느냐를 평가하면 된다. 관행이란 민심을 존중해서 했느냐이다. 민심을 존중한다는 건 의석수인데,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많은지 더민주의 의석수가 많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민심에 따라서 나누면 된다. 이걸 가지고 누가, 어느 당이 국회의장을 하느니 마느니 하며 싸우는 것 자체가 구태정치고 낡은 정치다. 또 국민의당이 어떤 정당을 도와줌으로 인해 상임위원장 의석을 몇 개 더 얻고 그러는 것도 낡은 정치라고 본다. 국민들이 표를 통해 보여준 민심을 해석하는 것에는 3개 당 모두가 이견이 없을 것이다."

 -표를 통해 보여준 민심이라면 집권여당이 심판을 받았다는 맥락으로 해석되는데.

 "그러니까, 심판을 받았다면 오히려 근신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게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그러지 않고 '우리가 여당이니 의장을 달라', 이건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으로 본다. 또 무소속 의원들을 영입해 인위적으로 민심을 왜곡시키는 것은 굉장히 안 좋다고 본다. 유승민 후보 등의 복당 문제도, 모두 자신들이 내쫓은 사람들이 아니냐. 그런데 의석 수가 더 필요하다고 다시 (영입)하고 그런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다시 제1당이 되더라도, 새누리당이 심판을 받았으니 더민주가 의장직을 갖는 게 옳다는 건가.

 "그게 원래 표심이었다. 1석이 많다고 해도 그것을 존중해주는 것이 상식의 정치다. 내가 더민주를 편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원칙이나 관행이 잘 정착되면 그만큼 정치가 좀 더 선진화된다고 본다. 안철수 대표 역시 그런 측면에서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 것 아닌가.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오랜 기간 원외정치를 하다 원내입성을 했는데, 꼭 해보고 싶었던 정책이나 입법이 있다면.

 "정치부패 척결, 정당 혁신이나 새로운 정치 행동양식을 만드는 등 '정치혁신'에 대해 제도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싶다. 그 연장선에서 국가청렴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부분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정부의 방대한 예산은 결국 국민 세금에 기반한 것이다. 국민 세금을 쓰면서 과연 국가가 얼마나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는가.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가 세월호 참사 아닌가. '국가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를 따져보고 싶고, 그 첫 번째가 국가청렴도를 높이는 일이다. 그 전제조건은 정치혁신이다. 내가 어떤 상임위에 가든지 이 부분은 공통적인 관심 사안이다."

 -생각하고 있는 상임위는.

 "교문위나 법사위 쪽으로 신청을 해보려 한다. 교육 부분에서 산업화 시대의 인재 양성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재육성이 되지 않고 있다. 학교현장이 피폐화되고 아이들이 방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교육개혁은 개벽이나 혁명이 돼야 한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근본적 백지 상태에서 무엇이 혁명이고 무엇이 개벽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또 법사위는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의 문제다. 특히 감사원의 경우 전 분야에서 여러 가지를 뜯어고칠 수 있는 기관임에도 현실은 정치감사를 하고 있다. 권력기관이 그렇게 된다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기 때문에, 권력기관을 똑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의당 창당 과정부터 기여한 입장에서, 앞으로 당을 위해선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창당준비실무단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이 당에 애정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이 창당 정신과 취지를 굳건하게 지켜나가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의 구성원으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다. 또 언제든 창당 정신을 망각하고 기성, 관성, 타성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 과감히 맞서 싸우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은 한국정치가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절박감 속에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 역사와 국민에 대한 부채의식을 이 당 스스로 확고하게 가져야 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역할을 해야 하고, 그게 나라면 내가 해야 한다. 그에 대한 비난이 있다면 역시 감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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