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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성남 티아고 "분리수거만 빼면 한국 적응 OK"

등록 2016.04.29 09:30:00수정 2016.12.28 16: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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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개인타이틀 욕심 있어…시즌 목표는 20골"

【성남=뉴시스】이윤희 기자 =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인 티아고 알베스 살레스(23·성남)가 일취월장한 기량의 비결을 털어놨다.

 티아고는 28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6 성남FC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날 질문의 핵심은 티아고가 변신한 이유다.

 티아고는 브라질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산투스FC 출신이다. 큰 기대 속에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K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36경기 중 24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이 가운데 6번이 교체출전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받아든 성적표는 4골3도움.

 포항과의 재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지난 1월 성남에 입단해 다시 한 번 K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성남의 품에 안긴 그는 시즌 시작과 함께 이름을 떨쳤다. 개막 이후 4경기 연속골 행진을 기록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공격포인트 9개(5골4도움)를 쓸어 담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와신상담'의 표본이다.

 티아고는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는 리그에 대한 적응이다.

 티아고는 "가장 큰 요인은 한국 무대에의 적응이었다. 드리블과 슛, 패스 등을 매일 연습하다보니 실력이 늘어나는 것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적응력이 높아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에서 윙의 역할은 한국과 달리 공격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수비를 함께해야 한다. 그것이 잘 안됐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더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는 성남과의 궁합이다.

 그는 "포항이 패스 위주로 플레이한다면 성남은 많이 뛴다. 한발이라도 더 뛰려고 한다"면서 "이런 스타일이 내게 맞다. 적응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지훈련에서 준비를 잘했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전시간이 늘어난 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들 속에도 깊이 녹아들고 있다. 옆에서 인터뷰 중인 이태희를 발견하고는 뒤로 다가가 눈을 가리는 등 장난끼 가득한 모습으로 동료들을 대했다.

【성남=뉴시스】고범준 기자 =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개막전 성남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 성남 티아고(11번)가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6.03.12.  bjko@newsis.com

 개인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티아고는 지난 1월 아버지가 됐다.

 그는 "아버지로서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뛰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 입이 하나 늘었다"고 웃었다.

 100일을 갓 넘은 아들을 한국말로 "싸가지"라 표현했다. 잠을 설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면서도 휴대전화를 꺼내 아들 사진을 자랑했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티아고는 현재 득점 공동 1위, 도움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티아고는 "항상 어느팀에서건 개인 타이틀을 따고 싶었다. 페이스를 잘 유지하겠다"면서 "골과 도움을 많이 기록하면 팀 성적도 올라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올 시즌의 구체적인 목표를 묻자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20골 정도 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으로 온 것은 1년이 조금 넘었다. 길지 않은 시간에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가득이다.

 티아고는 "한국은 이미지가 좋다. 브라질에서 폭력과 살인 등 위험요소가 도처에 있는 것에 비해 굉장히 안전하다. 밤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면서 "부인과 장난치면서 평생 한국에서 살면어떨까 이야기할 정도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돈이 전부가 아니다. 부인과 아들을 생각해야하는데 중국은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한국적인 것이 있다. 분리수거다.

 티아고는 "브라질에서는 쓰레기를 한꺼번에 몰아서 버린다. 그래서 한국의 분리수거가 적응이 안 된다"며 괴로워했다.

 그는 "너무 하기 싫다. 내가 집에서 분리수거를 맡고 있는데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며 "하지만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티아고의 나이는 이제 겨우 스물 셋이다. 손흥민(24·토트넘)보다 한 살 어리고, 문창진(23·포항), 김동준(23·성남) 등과 동갑인 셈이다. 언젠가는 유럽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

 티아고는 "우선 한국에서 목표는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라면서 "2~3년 뒤에서는 유럽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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