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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 증시, 달걀보다 못하다?…원자재 시장 투기 '봇물'

등록 2016.05.04 12:38:51수정 2016.12.28 17: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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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 원자재 시장에 투기세력이 급속도로 몰리리고 있다. 특히 철근을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근 선물 가격은 상하이선물시장에서 올해 들어 38%나 급증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 쌓인 철 파이프. (사진 출처 = 블룸버그 통신) 2016.05.04

철근 중심으로 열기 번지는 中 원자재 시장…4시간에 한 번 거래 투가자금으로 인한 시장 과열 조심해야…"언제 뒤집힐지 모른다"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중국 원자재 시장에 투기 세력이 급속도로 몰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증시가 잠잠해 보일 정도로 원자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블룸버그 통신은 과도한 투기 자금이 몰리고 있는 중국 원자재 시장이 5조90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증시마저도 잠잠해 보일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원자재 시장의 열기는 철근을 중심으로 투기 자금이 몰리면서 번지고 있다. 철근 선물 가격은 상하이선물시장에서 올해 들어 38%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15%나 떨어져 원자재 시장에서 27%나 오른 달걀 가격보다도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보다 차라리 달걀에 투자하는 게 수익성이 좋은 셈이다.

 중국 원자재 시장에 투기 세력이 몰리는 것은 올해 초 중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간만에 원자재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근거가 있는 투자 자금이 아닌 투기 세력에 의한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처인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개리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철강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선물일 근거가 전혀 없다"며 "중국 원자재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디에다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BMI 리서치도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지난해 말 호황을 보였다가 올해 초 폭락한 중국 증시와 비교하며 투기 활동 급증으로 인한 가격 부양은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중국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기 자금 급증은 전 세계 시장 참여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거래량 급증 배경을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철강 선물에 대한 변동성 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해 중국 원자재 시장의 위험성을 반증했다. 가장 대표적인 철강의 경우 상하이상품거래소에서 지난 3월 말부터 4월22일까지 29%나 폭등한 뒤 다시 11% 폭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중국 원자재 시장에서 철근과 철광석 선물 계약의 평균 보유 시간은 4시간도 안 된다. 이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평균 40시간에 한 번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 원자재 시장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중국 원자재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투기 세력으로 인한 지나친 변동성과 리스크를 시사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중국 원자재 시장 과열이 철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지난달 하루 평균 4100만 곤포에 달하는 목화가 거래됐다. 이는 전 세계인에게 한 벌씩 입을 수 있는 90억 벌의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한편 극도로 달아오른 원자재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롄과 상하이, 정저우 상품거래소는 거래 수수료를 높이고 야간 거래 시간을 줄였지만, 아직 시장의 열기는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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