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측, 영국 옥시 본사 항의 방문…불매운동 전방위 확산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약국을 중심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전제품 불매운동이 열리는 4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옥시 관련 생활제품들이 놓여있다. 2016.0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물론 시민단체, 소비자들도 불매운동에 가세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과 시민단체는 4일 영국에 있는 옥시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국제적인 불매 운동을 경고하기 위해 출국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김덕종씨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출국 전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와 판매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을 방문해 항의하고 각국 정부와 검찰에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문단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킷벤키저 연례주주총회장을 방문한다. 이후 레킷벤키저 본사를 찾아가 국제적인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할 방침이다. 또 8일에는 덴마크로 이동해 14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조사된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 공급 업체인 케톡스를 방문해 책임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참여연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 주세요'라는 이름의 옥시제품 불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참여연대 상근 활동가들을 비롯해 캠페인에 동참하는 임원, 회원들이 불매 인증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유 등 SN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함께하는 직접 행동, 서명 운동, 신문 광고 등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옥시는 자신들이 만든 가습기 살균제로 많은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크게 다치게 만들었는데도 그 유해성을 조작하고 숨겨왔다"며 "이번 불매운동은 옥시를 비롯해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들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개별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환경연합도 서울을 비롯해 대구,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옥시불매 행동에 돌입했다. 부도덕한 옥시의 제품이 퇴출이 될 때까지 기습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환경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 이마트 앞에서 기습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는 정부가 확인한 530명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39명에게 피해를 발생시켰고 이들 중 10명을 사망으로 몰았다"며 "아직 형식적인 사과조차도 외면한 채 옥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마친 뒤 이마트 매장 안으로 진입해 옥시 제품 진열 코너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소비자들의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뜨겁다.

 가습기 살균제 옥시 불매 공식 네이버 카페와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는가 하면 이번 기회에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인터넷상에 뜨겁다.

 네이버 카페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 관련 정보와 옥시 불매 활동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옥시 불매 인증샷도 게시할 수 있다.

 아이디 'heey****'은 "힘내십시오. 잊지 않고 지켜보고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디 'gjy0****'은 "이런 몰염치한 기업은 영원히 대한민국에서 아웃(OUT)시켜야 한다"며 "옥시는 제대로 된 대책과 피해자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옥시 제품이 검색되는 것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구글 크롬 웹스토어에 등장한 프로그램 '옥시 블로커(Oxy-Blocker)'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옥시 제품이 검색되지 않게 해준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네이버와 다음 쇼핑 등에서 '옥시'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화면이 희미하게 변하며 클릭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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