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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이란 거장 감독 키아로스타미 암투병 중 76세로 사망

등록 2016.07.05 07:25:57수정 2016.12.28 17: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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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이스나통신은 키아로스타미가 암투병 중 4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6.07.05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 수많은 걸작 영화들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있는 이란의 거장 영화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가 76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란 반관영 이스나 통신은 4일(현지시간) "암치료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키아로스타미는 지난 3월 위암 진단을 받았으며, 지난달 파리에서 몇차례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또다른 유명 감독인 아스가르 파라디 감독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밤 친구(키아로스타미)를 만나러 파리에 갈 예정이었는데 너무나도 슬프고 충격적이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상영됐던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2년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던 파라디 감독은 키아로스타미에 대해 "그는 단순한 영화감독이 아니라 영화나 자신의 삶에 있어 현대적 신비주의자( a modern mystic)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다른 이(감독)들을 위해 길을 닦았고,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며 "영화계가 위대한 인물을 잃은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진정 위대한 인간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감독이자 인권운동가인 모흐센 마흐말바프 역시 "키아로스타미는 오늘날 이란 영화가 국제적인 신뢰성을 얻을 수있게 해준 감독이었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영화는 이란에서 (검열때문에)많이 상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영화는 세계 영화를 바꿨고, 새롭게 했으며,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 영화를 인간화했다"고 극찬했다.

 키아로스타미는 1940년 테헤란에서 태어나, 국립테헤란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TV용 광고작업을 거쳐 영화계에 진출했다. 1970년부터 영화 감독의 길에 들어가, 1987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97년에 '체리 향기'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1999년에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로 베네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으며, 2005년에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고인은 이란의 영화 검열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하얀풍선'으로 유명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경찰에 구금됐을 당시 강하게 비판하는 반정부 성명을 발표했는가 하면, 지난 2014년에는 정부에 핵협상타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파나히 감독 구금 당시 가진 기자회견에서 키아로스타미는  “영화 제작자가 구금됐다는 사실 자체를 참을 수가 없다”며 “나의 조국에서는 예술이 공격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파나히가 은밀하고 불법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영화를 만들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것은 파나히가 직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막은 당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화제작자나 예술가가 구금되는 것은 예술 전체가 공격을 받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반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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