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회

[종합]'가습기 살균제' 옥시 선임연구원 "거라브 제인 승인 받고 보고서 변경"

등록 2016.07.18 17:55:19수정 2016.12.28 17:23: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옥시레킷벤키저의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을 한 후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학교 수의대 조모(56)교수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2016.05.07. stoweon@newsis.com

"회사 지시에 따라 보고서 변경 요청…전 대표 승인 받아"  "옥시-서울대 교수 측 자문계약은 민·형사상 소송 대응 차원"  옥시 연구소 선임연구원 오늘 증인으로 출석 법정 증언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의뢰로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을 진행한 후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학교 교수 재판에서 옥시 연구소 선임 연구원이 "거라브 제인(47) 옥시 전 대표의 승인을 받아 보고서 내용 변경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18일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56) 서울대 교수의 두번째 공판에서 옥시 선임연구원 최모(45)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최씨는 현재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와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에게 '옥시 측은 실험 결과 독성이 확인되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험 결과 생식독성이 확인되자 조 교수 측에게 보고서를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는가'라고 묻자 "회사의 지시에 따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식독성 실험을 분리한 결과를 USB에 담아가라고 회사가 지시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도 "맞다. 이는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최씨에게 '조 교수와 조 교수 측 연구원에게 최종보고서에 담긴 표현 중 '혈액, 혈청학적 정상 범위를 벗어났으나'라는 표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최씨는 "(회사로부터 전달받아) 삭제를 요청했다"며 "회사 법무팀에서 지시한 것으로, (본인은) 전달만 했기에 그 이유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당시 가습기 살균제에) 독성이 있음을 확인해줄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최씨는 "제가 (삭제 요청을) 결정한 사안이 아니라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씨는 아울러 "실험 용역계약 외에 조 교수와 맺은 자문계약은 조 교수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실험 외에도 여러 질문 사항들이 있어 조 교수에게 문의하니 그가 자문계약을 맺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이와 관련해서 최씨에게 '자문계약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 측에서 제기할 민·형사상 소송 등에 대한 대응 차원인가'라고 묻자, 최씨는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조 교수 측 제자이면서 당시 연구원으로 실험에 참가한 권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조 교수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권씨는 "당시 조 교수로부터 지시를 받아 애초 정해진 것과는 달리 실험 결과를 분리해 옥시로 보냈다"며 "(본인이)옥시 측으로부터 직접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고 '옥시 측에서 (실험 결과를 분리하길) 요구한다'는 조 교수의 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조 교수가 최종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기 전 일부 항목을 빼라고 지시했는가'라고 묻자 권씨는 "조 교수의 지시대로 해당 항목을 삭제했고, (조 교수가)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에도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형사합의32부는 지난 2월 신설된 '집중증거조사' 전담 재판부다.

 조 교수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실험결과 보고서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1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와 상관없는 물품대금 560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