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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예전만 못한 조선사 노조 파업 동력…왜

등록 2016.07.24 10:30:00수정 2016.12.28 17: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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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2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울산본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2016.07.2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22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울산본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2016.07.22.  [email protected]

파업 참여 저조…실질적 조업차질 미미 업계 존폐 위기에 반국민적 정서 부담 채권단 자금 지원 중단 등도 우려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국내 조선업계 노조가 '임금 인상·구조조정 반대' 등을 외치며 적극 파업에 나서고 있지만 그 동력이 예전만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사업장에서는 물론 조선업종노조연대 차원의 총파업도 진행됐지만 참여율이 저조하면서 조업에 실질적 타격을 입은 조선사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존폐의 갈림길에 처한 상황에서 조합원들 스스로 파업에 대한 부담을 느끼거나 반국민적 정서 등을 의식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채권단 영향 아래 있는 회사들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자금지원 중단 등의 우려가 있어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 거제, 통영 등 지역에서 조선업체 노조들이 잇달아 파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합원 대다수가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이나 작업장에 직접적인 생산 차질 등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지난 19일과 20일, 22일 3차례 파업을 강행했다. 19일에는 회사의 분사방침에 반대하는 지원부서 노조원 200여명이, 20일과 22일에는 조선노연 총파업 차원에서 조합원 1500여명, 2500여명이 각각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 회사 전체 조합원 숫자를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편에 속한다. 현대중공업 전체 노조원 수는 1만5000여명이고 협력사를 포함한 울산조선소 전체 근로자 숫자는 약 5만6000명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성동조선해양도 지난 20일 각각 파업을 진행했지만 200여명, 35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게 전부였다. 대우조선 노조는 진작에 파업권을 획득하고 있지만 여태까지 별다른 집단행동에 나선 적은 없다.

 이같은 파업 전경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9차례 파업을 강행해 총 106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입힌 바 있지만 올해는 사측에서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는 조선업계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1년 새 크게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에도 대형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문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었지만 올해와 같이 구조조정 이슈가 본격화하면서 전국민적 관심을 받는 정도는 아니었다.

 또 올 들어 세계 선박 발주가 심각한 수준으로 움츠려 들면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한 것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 정부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특별고용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는 실제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면서도 대형 조선 3사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은근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노조원들 스스로 임금 인상 또는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실제로 이를 행동에 옮기기에는 많은 부담이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대우조선, 성동조선과 같이 채권단에게 자금이 묶여 있는 회사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다. 성동조선 노조는 지난달 20일 파업에 나섰다가 채권단이 자금 지원을 중단하며 이달 월급이 미지급된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아직까지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파업이 진행돼 매우 우려스럽고 안타깝다"며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라 노사가 힘과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통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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