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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터키 국가비상사태 칙령 첫 발동… 사립학교 등 1000여개 기관 폐쇄

등록 2016.07.24 03:15:53수정 2016.12.28 17: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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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AP/뉴시스】터키 친정부 시위자들이 21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인근 보스포러스 다리 위해서 쿠데타 반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07.22

【이스탄불=AP/뉴시스】터키 친정부 시위자들이 21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인근 보스포러스 다리 위해서 쿠데타 반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07.2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지난 15일 발생했던 군부 쿠데타를 진압한 뒤 3개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립학교와 자선단체, 노조, 의료기관 등 1000여개의 기관들을 폐쇄했다. 터키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인 재미 이슬람 성직자 페툴라 귤렌과 연계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직들이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발동한 첫 칙령에 따른 조처다.

 로이터통신과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외신들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터키 정부가 이날 1000여 개의 기관들을 폐쇄했으며, 터키 동부의 에르주룸에서 귤렌의 조카인 무함마드 사이트 귤렌을 쿠데타와 연루된 혐의로 구속했다. 에르주룸은 귤렌의 고향인 코루주크와 인접한 곳으로 귤렌이 자신의 신념을 발전시켰다고 알려진 곳이다.

 불발 쿠데타 이후 터키 정부는 지금까지 군인 6000명을 포함해 9000명 이상을 체포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군과 국가에서 “테러 조직 관계자들을 전부 배제” 하기 위해 비상사태 선포한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근거한 칙령(명령)을 23일 관보에 게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가비상사태 아래서는 내각이 법률의 효력과 동등한 명령을 시행, 제정할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칙령을 앞세워 교육기관과 봉사단체 등을 대거 폐쇄한 이유는 이들 기관들이 반체제 이념을 가르치는 불순세력들의 온상이라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귤렌이 펼쳐온 교육 사회 개혁운동인 ‘히즈멧 운동(Hizmet movement)’이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테러리스트 집단과 연관돼 있다고 간주하고 탄압을 해 왔다.

【서울=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의회 제도를 유지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앞서 진행됐다. (사진 출처 = 알자지라방송 캡처) 2016.07.21.

【서울=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의회 제도를 유지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앞서 진행됐다. (사진 출처 = 알자지라방송 캡처) 2016.07.21.

  쿠데타 실패 이후 터키 정부는 귤렌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교사 2만여 명을 해고하고 대학 총장과 학장 1577명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사립학교 524곳과 기숙 교육시설, 시험 준비 기관 102곳 등 모두 626곳의 교육 기관도 폐쇄하기로 했다.

 귤렌은 2008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세계 최고 100대 지성' 투표에서 노엄 촘스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세계적 학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슬람 사상가다. 수니파 내 하나피 학파를 따르고 있다. 아나톨리아 수피교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귤렌은 1999년 지병을 치료한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현재까지 펜실베이니아주 세일러스버그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터키 이슬람주의자들의 정신적 지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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