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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통街도 '찌라시' 몸살]롯데 수사·경영권 분쟁…찌라시·루머 '봇물'

등록 2016.07.26 15:05:00수정 2016.12.28 17: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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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팀은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100억원대, 신동빈 회장이 200억원대 등 총 300억원대의 수상한 자금을 조성,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속 이모(57) 전무 등 신 회장 자금 관리를 담당했던 4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부외자금의 조성 형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계열사 간 자산거래,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협력업체 일감 몰아주기, 총수 일가의 부동산거래 과정 등이 조사대상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의 모습. 2016.06.13.  taehoonlim@newsis.com

롯데 내부·검찰 수사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에겐 터무니 없이 들릴 '받은 글' 다수에겐 1여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 상황 속에 신빙성 갖춘 얘기로 들려 신영자 이사장 '독박說'·신격호 치매약 보도 관련 찌라시 등 모두 '사실무근'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유통업계에 루머나 찌라시가 돌던게 비단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위기 상황과 맞물려 봇물 터진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있는 등 업계의 온 주목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1년여간 '받은글로 시작되는 수많은 찌라시와 루머들이 이어졌다. 이날 재판에 넘겨지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이달 초 구속될 당시 '롯데 내부에서 신 이사장을 희생시켜 롯데그룹의 모든 비리에 대해 이른바 '독박'을 씌우고 정부에 속죄양으로 갖다 바친다는 소문이 거론된다'는 내용을 담은 찌라시가 돌았다.

 롯데그룹 내부 사정이나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전혀 말이 안되는 수준 이하의 내용이라고 금세 알아차렸겠지만 상당수 사람들에겐 신빙성 있는 얘기로 받아들일 개연성은 충분했다.

 6월 말엔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그룹의 검찰 조사를 첫 보고 받고 격분한 것을 달래느라 비서실에서 그가 좋아하는 B사의 아이스크림을 건네고 간신히 진정시켰다'는 '받은 글'이 떠돌았다. 당시 실제 신 총괄회장 측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특정 아이스크림 제조사까지 들먹이며 사실인 것처럼 꾸몄지만 있지도 않았던 소설"이라며 "비서실 통해서도 사실무근이란 것을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을 수년간 복용해왔다고 단독 보도한 뉴시스 기사에 대한 찌라시도 있었다. 이 글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 한 법률대리인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금전적 욕심 탓에 치매약 처방전을 기자에게 보여줬다'는 식의 설명이 있었다. 

 그가 평소 친분이 있던 뉴시스의 한 임원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치매약 처방전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이야기과 함께,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진 민유성 SDJ고문 등 신동주 측 인물들이 뉴시스를 3일 연속으로 찾아와 보도를 막아달라고 했다는 내용까지 서술돼있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이 전혀 사실무근이다. 해당 법률대리인과 평소에 친분이 있던 뉴시스의 임원은 없으며, 당연히 기자와 '3자 대면'을 한 적도 없다. 민유성 고문도 지난해 신 부회장과 함께 여러 언론사 순회 방문 때 뉴시스와 자리를 가진 이후, 올해 들어 단 한차례도 뉴시스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 그럴싸하게 들릴만한 픽션일뿐이다.

 또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달 초 신동빈 회장을 흠집내기 위해 사실상 찌라시 수준인 일본 황색 저널리즘의 대표격 '프라이데이지(Friday·フライデー)'에 게재된 신 회장의 사진과 기사를 그의 귀국에 맞춰 국내에 흘렸다.

 신 회장이 일본 측 관계자를 만나 우리나라로 치면 '한정식집' 같은 곳에서 저녁을 먹었던 것을 '초호화 술집'에서 유흥을 즐겼다는 식으로 왜곡해 보도한 내용이라는 것이 드러나자 신 전 부회장 측은 '흠집내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 초기엔 출처를 알 수 없는 음해성 루머나 찌라시들이 엄청나게 나왔다"면서 "하지만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여론도 악화되기 시작했고, 대중의 관심에서도 어느정도 멀어지면서 요즘은 좀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찌라시를 누가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편에 타격이 될만 한 말을 흘리면 단숨에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행위의 배경엔 대중들을 일차원적 사고력을 갖춘 존재로 보고 속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오만함이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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