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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뒤틀린 스테인리스 덩어리'의 반사 반사…아니쉬 카푸어展

등록 2016.09.01 16:25:07수정 2016.12.28 17: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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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제갤러리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

【서울=뉴시스】국제갤러리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영국에서 온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62)가 4년만에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03년, 2008년에 이은 국제갤러리 세 번째 개인전이자, 한국에서 4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012년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현대미술의 거장'이라는 칭호가 붙은 그에게 국제갤러리는 전시장 2곳을 내줬다. K1 및 K3 전시장에 근작 19점을 선보였다.

 이름만 들어선 모르겠다?. 그의 작품은 웬만한 곳에는 설치가 안된다. 명성만큼 귀하고 비싼 작품이다. 이태원 삼성 리움 미술관 정원에 알알이 포도송이가 세워진 것 같은 스테인레스로 만든 조각이 그의 작품이다. 'Tall Tree & the Eye'가 타이틀로 15m 높이에 73개의 스테인리스 스틸공으로 이뤄져 하늘을 찌르는 반짝임을 자랑한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미국으로 가보겠다. 미국 록펠러 건물앞에 '하늘 거울'(2006),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구름 문' (2004)이 유명하다. 국내 CF에도 나온 '구름 문'은 세계 방방곡곡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마법같은 작품이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은 '반사'가 특징이다. 거대함 그 자체로서만 뽐내는 조각이 아니라, 시간따라 사람따라 풍경따라 바뀌눈 변화무쌍함이 매력이다. 반짝이는 스테인레스 재료를 삼은 덕분이다.

  '반사와 왜곡'을 통해 영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탐구해온 카푸어는 이번 전시에 '뒤틀린 조각'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국제갤러리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

【서울=뉴시스】국제갤러리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

 '트위스트'시리즈로 명명된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중 새로운 버전의 작품이자 스테인리스 강철로 가공된 조각이다.

 물체에 적용된 힘이 절제된 형태의 움직임으로 어떻게 전환되었는지 표현한다. 기하학적 형식과 반사되는 표면을 결합함으로써 작품 자체의 소멸이 일어나는 모호한 상태를 다루고 있다.

 단단한 스테인리스 철 덩어리를 불특정한 각도로 휘어지도록 한 게 특징이다. 대체로 카푸어의 트위스트들은 기하학적 형태 혹은 바로크적 알레고리로 잘 알려진 '휘어진 운동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비정형, 비물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작가는 "어두운 내부나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 등이 나의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테마"라고 밝혔다.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아니쉬 카푸어는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작가로 선정된 후 ‘프리미오 듀밀라(Premio Duemila)’를 수상했다. 이듬해 영국의 권위 있는 예술상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를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서울=뉴시스】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서울=뉴시스】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2005년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에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전시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기념 조형물인 '궤도 Orbi'> 등 다양한 작품들로 최고의 작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뉴욕의 모마 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밀라노의 프라다 파운데이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들은 티끌 한 점 없이 매끈한 표면으로 미묘한 불안정성을 나타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무궁무진한 물질성과 친밀함을 느끼게 한다.

 약 60cm의 12점의 트위스트 작품은 선반 위에 놓여졌고, 높이가 약 2.5m 달하는 대형 작품 세 점은 전시장 바닥에 설치됐다.

 서로 다른 높낮이로 설치된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트위스트 작품들은 전시장 공간을 가득 채우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신성한 성지로 걸어 들어오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됐다.

 반사되는 '뒤틀린 조각들'과 '검은 점'을 상업 갤러리에 내놓은 아니쉬 카푸어는 “조각은 실제 형태를 지닌 오브제고, 예술은 비현실적인 요소를 다룬다"며 "단순한 형태에 오히려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한 것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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