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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동 늦었다" 항의하는 시민 수갑 채운 경찰

등록 2016.10.24 13:09:20수정 2016.12.28 17: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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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전주 덕진경찰서 전경.

【전주=뉴시스】정경재 기자 = 경찰이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를 받은 지 40분이 지나서야 출동한 것도 모자라 이에 항의하는 신고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자는 "경찰이 정당한 국민의 항의를 무시하고 공권력을 남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강모(42)씨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2일 오후 10시께 전주시 동산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여중생 5명이 다른 여학생 2명을 세워 놓고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심한 욕설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때마침 학교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이 이를 목격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곧 출동하겠다고 한 경찰은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강씨와 신고자는 출동한 경찰에게 "파출소와 거리가 500m밖에 안 되는데 왜 이렇게 늦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은 항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학생들의 인적 사항을 적은 뒤 귀가 조치했다. 그리고 항의를 한 신고자가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수갑을 채웠다.

 이를 목격한 강씨는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신고한 사람에게 수갑을 채우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신고자를 순찰차에 태우려는 경찰을 막아섰다. 이는 현장에 있던 복수의 시민들이 목격했다.

 이에 경찰은 강씨도 조사를 위해 파출소에 동행하라고 요청했다. 순순히 파출소에 따라간 강씨는 신고자의 수갑을 풀어줄 것을 경찰에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강씨의 팔을 뒤로 꺾은 뒤 수갑을 채웠다. 이어 강씨와 신고자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조서를 작성하고 유치장에 12시간 넘게 구금했다.

 경찰은 강씨와 신고자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했으며, 어깨를 밀치는 등 폭행했다고 조서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시민이 정당한 항의를 했음에도 공권력을 앞세워 수갑을 채우고 유치장에 가두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신고자와 시민에게 수갑을 채우고 유치장에 구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히 그럴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시간은 정확히 확인을 해보지 않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신고자에게 사건에 대한 경위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심각하게 공무를 방해해 수갑을 채웠다"며 "여기에 강씨는 수갑을 채운 신고자를 순찰차에 태우려는 과정에서 경찰관의 어깨를 밀치고 차를 막아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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