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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美 트럼프시대'…트럼프는 어떻게 억만장자가 됐을까

등록 2016.11.09 16:20:18수정 2016.12.28 17: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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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트럼프의 부자 되는 법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누군가 만화로 나를 이렇게 묘사했다. 화려한 여자친구와 함께 전용 비행기로 개인 골프장을 누비면서, 마룻바닥은 대리석, 욕실은 금으로 장식된 초호화 아파트에 사는 비즈니스 거물의 모습이었다. 그 만화는 사실이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살라.”

 2004년 트럼프가 출간한 '트럼프의 부자가 되는 법'은 그가 부와 성공을 이루어낸 법을 이야기하며 자신만만했다.

 "수많은 백만장자들이 부자 되는 법에 대해 무수히 많은 책을 써 왔다. 그러나 억만장자 저자는 드물다. 부동산·스포츠·카지노·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무르며 맨해튼의 마천루들과 TV 황금 시간대의 인기 시리즈를 갖고 있는 억만장자 저자는 내가 유일하다. 만일 오프라가 책을 하나 더 쓰고 부동산 업계에 뛰어든다면 좋은 경쟁 상대가 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사나이'로도 불린다. 그가 직접 쓴 돈 버는 비결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트럼프의 부자가 되는 법'은 미국 경제 경영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

 트럼프는 거대 재벌의 자손도 아니었고, 복권에 당첨되지도 않았다. 미국 최대의 부동산카지노 재벌로 41세에 이미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지닌 부동산 제국의 황제가 되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1968년 워튼 스쿨을 졸업한 후 건설업과 임대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곧바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아파트와 호텔을 사들이고 건축과 임대, 리모델링 사업을 벌였다.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정치의 죽음

 "와튼 스쿨에 편입하자마자 수강한 부동산개발 과목 첫 시간에 교수가 별 생각 없이 “왜 이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는 이렇게 외쳤다. “저는 뉴욕 부동산업계의 왕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목표에 따라 트럼프는 친구들이 신문의 만화나 스포츠 기사를 읽고 있을 때 연방주택관리국의 저당권 상실 명단을 살펴보았다. 정부에서 융자를 받았다가 저당권을 잃은 건물의 목록을 살피는 게 취미였다는 이야기다. 그는 그런 취미 덕에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1200가구의 아파트 단지인 스위프튼 빌리지를 찾아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오하이오주의 이 파산한 아파트 단지를 600만 달러(현재 기준 약 68억 원)에 구입해 각종 리모델링을 거쳐 1년 반 만에 1200만 달러(약 136억 원)에 되파는 ‘천부적 자질’을 보여주었다." 도널드 트럼프:정치의 죽음(강준만 지음) 제1장 “저는 뉴욕 부동산업계의 왕이 되고 싶습니다"中)

 트럼프에게 위기도 있었다. 1980년대 말에는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채무 속에서 허덕이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미국 경제의 안정과 함께 재기에 성공하여 제2의 신화를 창조하게 된다.  초호화 빌딩과 카지노, 최상의 골프 코스, 세계적인 미인대회 개최권을 지닌 화려한 미국적 영웅의 모습으로 미국 경제의 부흥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 또한 트럼프 타워, 트럼프 플라자, 트럼프 파크 애비뉴, 트럼프 팰리스 등의 트럼프 브랜드 주택은 곧 최고급 주거지와 동의어가 되었다.

 그는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나는 항상 최고하고만 일한다. 자신의 비즈니스 스타일에 맞는 사람들을 찾는다면, 시간이 갈수록 신경 쓸 문제가 적어진다. 좋은 사람은 곧 좋은 경영이고, 좋은 경영은 곧 좋은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경영을 하는 것도 보았고, 탁월한 사람들이 나쁜 경영의 수렁에 빠지는 것도 보았다."('트럼프의 부자가 되는 법'중에서)

  트럼프는 독서와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매일 출근하자마자 5~7개의 신문과 10~12권의 잡지를 보며 스크랩을 하고, 저녁에는 3시간 정도 명상과 독서로 보낸다. 특히 철학서를 탐독하며 카를 융의 저서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을 아는 것, 그것이 복잡한 시장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게 해주는 기본적인 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승승장구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교보문고에 트럼프 관련서적이 전시되어 서점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6.11.09.  photothink@newsis.com

 "자기 자신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그 누구도 편안할 수 없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트럼프는 나중에 쓴 자기계발서에서 이 말을 인용하면서 “자기가 잘한 걸 끊임없이 떠들고 과시하라”고 조언하는데, 이 조언이야말로 그가 파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다. 세 차례 더 파산의 위기에 처하지만, 그때마다 그를 살린 건 그렇게 해서 만든 트럼프라는 브랜드 파워였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또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 그들은 계단을 내려올 때 다시 만나게 될 사람들이다”며 “혼자 잘났다고 자랑하지 마라”는 말을 한다. 자신이 몇 차례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은행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두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전면 해부한 '도널드 트럼프'를 쓴 강준만 교수는 “다른 정치인 같았으면 무너져도 수십 번 무너졌을 무지막지한 발언을 해놓고서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옳다고 큰소리를 쳐대는데도 무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기가 올라가는 사람, 이 정도면 ‘불사신(不死身)’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 같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트럼프의 승승장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의 죽음’을 말한다. “트럼프가 정치를 죽인 게 아니라, 그는 이미 이루어진 ‘정치의 죽음’이라는 잿더미에서 태어난 불사조”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를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차이 정도로 여기는데, 이는 미국 정치가 ‘엘리트 대 비(非)엘리트’의 구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성 정치권 밖의 트럼프가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미국인들의 정치 냉소와 혐오는 극에 달해 있다.

 강준만 교수에 의하면 "기성 정치는 곪아 있는 사회적 문제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그걸 까발리려는 사람에겐 그 방법론만을 물고 늘어진다." 왜 그럴까? 정치의 역할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체념하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공개된 비밀이다. 그렇기에 그 비밀을 아무리 떠들어대고 공격해대도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아주 고약한 방법으로 그 비밀을 까발리며 나섰고, 그래서 세상의 주목을 받은 건 물론 광범위한 지지까지 누리게 된 것이다.

 트럼프는 역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집계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부자가 되는 법'을 비롯해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자서전 THE ART OF THE DEAL', '정상으로 가는 길 THE WAY TO THE TOP', 'THE ART OF THE COMEBACK'등 그의 저서는 수백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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