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추선희 "100만 시위? 침묵하는 4900만명 있어”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침묵하는 4900만명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
추선희(57)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어버이연합 사무실 인근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100만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전체 국민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추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열린 민중총궐기에 대해 "100만명이 모였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며 "침묵하는 4900만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만 촛불집회와 그에 따른 여러 행진, 행사 등을 지난 7월 터키에서 일어난 쿠데타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수사가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수 국민의 시각과 견해를 함께 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말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를 기다릴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하야를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의혹으로만 옷을 벗는 경우는 없다. 역대 대통령들은 친인척 비리가 있었지만 옷을 벗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도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알리자는 차원에서 돈을 걷어서 했던 일 아니냐. 정부 차원에서 좋은 취지로 한 것인데 구체적으로 죄가 있다고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서 어떻게 생각하겠나. 나라 망신이다."
"(최순실씨 등이) 이권에 개입했다는 것이 맞는다면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친척들과의 인연까지 끊어가면서 공무를 하고 있는데 조언하던 사람들이 그런 일을 저질러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물론 대통령도 잘못이 있다면 처벌 받아야 할테지만 그것은 나중에 모든 것이 밝혀진 경우의 일이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하야를 하라거나 물러나라는 것은 헌법에 대한 테러나 다름 없다. 국민들은 근거 있는 말만 해야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겨가면서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은 일을 두고 선동해선 안 된다. 시간을 두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그는 또 시민들이 과도하게 가십 거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개탄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간의 화제가 됐던 최씨의 신발 브랜드 등을 사례로 들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여론 몰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분개하기도 했다.
"우스운 일들도 많다. 소위 서민이라는 사람들이 신발 브랜드를 두고 얘기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 가운데 명품 가방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최씨가) 그런 신발을 신었다는 것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그런 시기와 질투를 문제 삼아야 한다. 곰탕을 먹었다는 말이 오르내리는 것도 우습다. 그렇게 할 일들이 없나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추 사무총장은 앞으로 침묵하고 있는 4900만명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는 과정, 이후의 집회와 시위 등에서도 기존과 다른 이들의 주장도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쪽에 편향된 국민들의 생각과 다른 얘기도 분명히 있다. 가려 가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학생들까지 데모 현장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기성세대들이 풀어나가야 한다. 특별검사제에 관련해서도 국가에 반감을 갖거나 혼외자 문제로 쫓겨난 사람들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나. 특검 임명을 하더라도 100만명이 아닌 4900만명이 수긍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보수 단체들이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를 19일에 개최한다고 들었다. 어버이연합이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의하는 회원들에게는 개인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어버이연합이 참석하게 되면 보수·애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다는 취지가 퇴색될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다. 취지가 나쁜 것은 아니다. 미국, 영국에서도 화가 난 국민들의 전화도 많이 받는다. 여러 사람들의 관심이 생기는 계기가 될 법하다. 4900만 일반 국민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버이연합은 지난 1일부터 서울 마포구 JTBC 사옥 앞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증거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입수 경위를 밝히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에 JTBC를 같은 이유로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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