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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알리 "성폭행당했다" 고백, 나영이 노래 새국면

등록 2011.12.16 21:00:57수정 2016.12.27 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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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규 1집 수록곡 '나영이'로 '조두순의 아동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가명)에게 상처를 안겼다고 비난받은 가수 알리(27·조용진) 역시 성폭행 피해자였다.

 알리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2008년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모 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무참하게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4주의 중상을 입었다"며 "실신한 상태에서 택시에 태워져 끌려가 당했다"고 고백했다.

 알리가 쓴 사과문은 그녀와 함께 회견에 참석한 아버지 조명식(55) 디지털타임스 대표이사가 대독했다. 글을 읽으면서 울음을 참지 못한 조 대표는 "알리가 너무 힘들어해 내가 대신 읽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알리와 조 대표에 따르면, 알리를 성폭행한 범인은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 뒤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상해에 대해서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알리는 판결문 사본을 공개하면서 "나는 범죄의 죄질에 비해 처벌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고, 범인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며 "그러나 2심과 3심에서 1심 형량대로 형이 모두 확정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 범인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성폭행 범죄는 사과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약이라고 생각한다"며 울먹였다. 알리는 범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알리는 당초 부친의 뜻에 따라 이 사실을 평생 비밀로 간직키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마음의 응어리가 너무 아픈 채 지워지지 않았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범죄 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너무나 흡사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노래를 만든 배경을 전했다.  

 "나영이를 위로해 주고 싶었고, 성폭력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만들어놓았던 노래를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방법과 표현 등이 미숙해서 잘못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알리는 지난 3년 동안 자신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다. "이번에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반대했다"면서도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고 언젠가는 노출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래를 만들게 된 내 의도와 진정성마저 의심 받게 되고, 상업성마저 거론되는 즈음에 이르게 됨에 따라 나의 뜻을 아버지에게 재차 말했다"며 "부모와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 자리에서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신중하지 못한 행동 때문에 나영이와 그 가족, 그리고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다"며 "다시금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땅에서 치욕적이며 여성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성폭력 범죄, 인격살인의 범죄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에 도둑이 들면 피해사실에 대해 말이라도 해 속이 후련할 수 있겠지만,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에게는 평생 혼자 짊어지고 갈 비밀이며 수치"라며 "그동안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다. 나는 앞으로 여성인권과 특히, 성폭력범죄추방을 위해 노력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죄송합니다. 저를 믿고, 가족과 팬들에게 죄송합니다.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을, 한 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런 저를 견디게 해준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부디 누릴 수 있게 해주세요. 앞으로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나영이와 나영이 가족들에게 고개숙여 사죄드립니다."

 앞서 알리는 지난 13일 데뷔 2년 만에 정규 1집 '소리(Soulli): 영혼이 있는 마을'을 발표했다. 이 음반에 담긴 곡들 중 알리가 작사·작곡한 '나영이'는 조두순 사건을 다뤘다. 일렉트로닉 라운지 스타일의 곡으로 나영이 사건의 아픔을 전하면서 아동 성추행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담았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알리의 정규 1집에 수록된 '나영이'곡 논란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는 동생 사이던 지인은 2008년 알리를 무참히 폭행해 광대뼈가 으스러져 실신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네티즌들은 그러나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더럽혀진 마음 그 안에서 진실한 순결한 그 사랑을 원할 때 캔 유 두 댓 지킬 수 있을까' 등의 노랫말을 문제 삼았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며 "오히려 나영이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고 있다" "'나영이'라는 제목을 꼭 써야 했나? 예의 없다"라고 비판했다.

 알리는 그러나 "'나영이'라는 곡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애착이 가고 소중한 동시에 가장 조심스럽기도 했던 곡"이라며 "드러나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노래로 담아 '너 자신을 믿어라(Trust your mind)'라는 가사처럼 나영이에게 자신을 믿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라는 가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파렴치한 인격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확한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전적으로 노래를 만든 내 과오"라고 사과했다. "피해자를 생각하고 쓴 것은 절대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래도 일부 네티즌은 알리가 출연 중인 KBS 2TV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사퇴하기를 요구하는 등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2009년 10월 미니앨범 '애프터 러브 해스 건'으로 데뷔한 알리는 '365일'과 '뭐 이런 게 다 있어' '울컥' 등의 히트곡을 냈다. 최근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가창력을 인정받고 급부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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