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곡수중보
철거 실험 계속한다

한강 자연성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돼온 신곡수중보를 철거하기 위한 작업이 재개된다. 수문 개방 실험이 좌절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던 신곡수중보 철거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말 시에 '용역기간인 올 11월까지 연구용역업체를 활용해 신곡수중보 철거가 미치는 영향과 여러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정책위는 수문 개방 실험을 하지 못하는 대신 ▲신곡수중보 철거에 따른 수위 하락과 이에 따른 한강 수상시설물 피해 규모 ▲시설물 이전 등 항구적 대책 ▲철거 등 각종 공사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연구용역을 통해 파악하라고 권고했다. 정책위가 이 같이 권고하면서 3개월 가량 표류했던 신곡수중보 철거에 재차 힘이 실리게 됐다. 앞서 신곡수중보 운영권자인 서울시는 철거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수문 5개 전면 개방 실험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험은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실험에 앞서 연구용역업체가 분석해보니 수문을 전면 개방할 경우 한강 수심이 낮아지면서 한강 수상시설물 중 80% 이상이 강바닥에 닿는 등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임시조치에만 200억~300억원이 드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문 개방 실험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수문 개방 계획이 올 2월께 백지화되면서 신곡수중보 관련 논의가 아예 중단되는 듯했지만 이번에 정책위가 수문 개방 외 다른 실험은 이어가라고 권고함에 따라 상황이 급반전되는 모양새다. 연구용역이 재개되면 그 결과는 올 연말께 서울시에 전달될 전망이다. 결과를 전달받은 시는 신곡수중보 소유권자인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환경부, 김포시청, 고양시청,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관계 지자체·기관은 물론 한강 수상시설물 소유·운영자들의 의견까지 수렴한다. 시는 일반 서울시민 의견까지 들은 뒤 신곡수중보 철거 방안과 시점을 정할 방침이다. 다만 신곡수중보가 실제로 철거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다. 30년간 한강에 자리잡았던 구조물을 하루아침에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곡수중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조성됐다. 농업·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한강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김포대교 하류에 1007m 길이로 설치됐다. 4대강 보와는 달리 밀물과 썰물에 의해 물이 넘나들 수 있다. 신곡수중보는 수상시설물 유지, 선박운항, 어로활동, 수상레저 등 역할을 해왔지만 한강을 가로지르는 구조물 탓에 생태계가 단절되고 수질이 악화된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신곡수중보는 여름철 녹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인명구조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신곡수중보 부근에서 목숨을 잃는 등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만 12건의 전복 사고가 발생해 6명의 사상자가 났다. 철거를 놓고 찬반양론이 있는 탓에 서울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모든 구조물에는 수명이 있다. 신곡수중보도 (조성된 1988년 이후) 30년이 됐고 언젠가는 없어지게 된다"며 "어차피 없어질 수중보를 미리 없애자는 게 자연성 회복을 주장하는 분들이고, 효용성이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쓸 수 있을 때까지 써보자는 게 반대쪽"이라고 설명했다. 한강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 신곡수중보를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는 쪽과 30년 가까이 한강 수상시설물을 운영하며 생업을 영위해온 이들의 영업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쪽 사이에서 시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신곡수중보는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유산과도 관련이 있다. 이 전 시장과 오 전 시장이 추진했고 아직 인천시에 의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신곡수중보가 철거될 경우 물거품이 된다.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한강 수위가 낮아져 인천시가 경인아라벳길 경인항~김포여객터미널~여의나루 구간에 띄우려던 1000톤급 유람선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로서는 신곡수중보 철거 전에 인천시의 양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시 관계자는 "신곡수중보가 조성된 지 30년이 되다보니 거기에 맞춰서 이용하는 분들과 투자하는 분들이 있다"며 "신곡수중보는 어느 시점에는 철거돼야 하긴 하지만 (수상시설물로 돈을 버는 등) 아직 유용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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