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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티베트, 애초부터 미국의 관심 밖

등록 2013.06.11 08:46:35수정 2016.12.28 0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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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9>  6월 4일 홍콩의 티베트한족우호협회 리카이샤(李慨俠) 회장은 오는 9월 달라이라마의 홍콩 방문을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편지를 보내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홍콩행정특구 정부 관계자는 비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시진핑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함께 중국에서 알아주는 친불교적인 인사다. 2011년 3월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유명가수이자 시진핑의 아내인 펑리위안(彭麗媛)도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달라이라마는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가 1950년대 초 당 선전부장과 국무원 비서장 재직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시진핑이 중국의 핵심이익인 티베트의 독립 등과는 무관하게 종교적으로 달라이라마의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는 중국정부의 견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달라이라마가 은퇴했다고 해도 티베트문제와 관련해 달라이라마의 존재 자체가 중국정부로서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이 친불교적이고 그의 가족이 달라이 라마와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달라이라마가 중국정부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는 한 그의 중국(홍콩) 방문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단체도 우리 정부가 그러한 입장에서 설 수밖에 없음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최근 북핵과 남북회담 등의 핵심이익 문제의 키를 미국과 함께 중국이 쥐고 있는 한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있을 수 없다. 또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대중국 무역규모를 생각한다면 시도 자체가 무모한 것으로밖에 비칠 수 없다. 하지만 이웃 일본을 자유롭게 방문하는 달라이라마의 예에서 보듯이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경제 문제보다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문제에 무게중심이 있다.  혹시라도 달라이라마가 방한하면 주한중국대사관의 외교관들은 모두 짐을 싸서 중국으로 돌아가 중징계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정도로 중국정부로써는 매우 중요한 외교 문제라는 점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문제는 세계평화와 종교적 열망을 넘어선 매우 복잡하고도 민감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수 있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 과제다. 이는 인권운동가나 종교인이기 전에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이를 인지한 후에야 진정한 방한이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기에 그러하다. 적어도 4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일이다.  6월 5일 열린 미국 하원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 청문회에서 티베트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인권 개선을 지원하는 임무를 띤 티베트 특사직 신설을 제의했다. 6월 6일 미국의 공화와 민주 양당 의원들과 국제사면위원회와 국제 티베트 운동협회 등 30여 인권단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와 티베트 및 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 출신 정치범 등 16명의 석방을 요구하도록 촉구했다. 6월 8일 양국정상회담이 열린 캘리포니아 주 애넌버그 별장 인근과 시진핑 주석의 숙소인 하얏트 호텔 인근에서는 티베트 인권운동가들이 티베트 국기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 G2 중국과 미국은 양국이 대등한 관계임을 확실히 하면서 중국의 인권이나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중국이 내정간섭임을 내세웠을 테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던 것이 분명하다. 북핵문제에서 중국이 양보하는 조건으로 티베트 등에 대해서 미국이 일단 침묵했을 것이 분명하다. 애초 티베트 문제는 미국정부로서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일 뿐이고 이런 국익 앞에 미국 의회는 시의적절하게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6월 12일 남북당국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두 마리 토끼를 챙기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그걸 못 이기면서 주는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의 인적 교류 재개 등의 최소한의 몇 가지를 챙겨 체면치레라도 하면 좋겠다. 이유는 미국의 티베트 문제 등의 내정간섭이나 미 항공모함의 서해안진입을 싫어하는 중국정부가 북한을 떠밀었기에 가능한 회담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최룡해 북한 특사를 통해서 북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은에게 화해의 손짓으로 남북회담이라도 하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사실 이마저도 속으로는 우리와의 회담을 바랐던 김정은으로서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혈맹인 중국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남한과 만난다는 스토리는 북한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면서 김정은의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하다.  중국은 요즘 북핵문제에서 북한과 친하지 않은 척, 북한이 통제 불능이라는 중국 내 여론을 묵인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북한 제동 걸기 또는 김정은 길들이기에 나선 것처럼 여론이 떠들어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언론은 일본보다도 더 통제를 잘 받는 관제 언론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합작 플레이 자체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티베트 문제 등 다른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연극에 불과하다. 이제 회담은 끝났다. 미국이 애초부터 관심 없는 티베트 문제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했다면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만 북한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모든 진실은 양국의 화려한 외교장막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양국은 서로 알고도 모르는 척할 뿐이다. 우리나라 같은 제3국이 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바둑으로 대국을 두고 있는 양국의 수가 높다는 방증이다.  사족이지만, 결국은 우리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이벤트성의 성과를 거두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순항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의 눈치 때문에 협상장에 끌려나온 북한의 눈에는 회담장에 나오는 것만으로 이미 김정은은 중국 시진핑에게 할 것은 다 한 셈이다. 북한의 다음 행동은 사족이거나 서비스일 뿐이다. 따라서 뻔히 성사될 장관급 회담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북한의 행동은 앞으로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북한의 가려운 다른 쪽도 많이 긁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독도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대해 단호한 우리 정부와 외교적인 모습과 동일 선상에서 북한에도 단호한 원칙 고수만이 북핵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은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말 큰 양보를 받아 낼 수 있는 현대판 서희의 담판을 우리 통일부가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중국에 의해 쫓겨나고 박해당하며,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는 달라이라마. 아니 그걸 뻔히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해야 하는 달라이라마의 종교적 열망, 그리고 그 뒤에 숨은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치적인 욕망. 꼼수와 묘수가 판치고 있는 이런 아수라장 같은 현 상황에서 통일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 우리나라에 과연 노령의 달라이라마는 올 수 있을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dogyeom.ha@gmail.com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9>

 6월 4일 홍콩의 티베트한족우호협회 리카이샤(李慨俠) 회장은 오는 9월 달라이라마의 홍콩 방문을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편지를 보내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홍콩행정특구 정부 관계자는 비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시진핑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함께 중국에서 알아주는 친불교적인 인사다. 2011년 3월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유명가수이자 시진핑의 아내인 펑리위안(彭麗媛)도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달라이라마는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가 1950년대 초 당 선전부장과 국무원 비서장 재직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시진핑이 중국의 핵심이익인 티베트의 독립 등과는 무관하게 종교적으로 달라이라마의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는 중국정부의 견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달라이라마가 은퇴했다고 해도 티베트문제와 관련해 달라이라마의 존재 자체가 중국정부로서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이 친불교적이고 그의 가족이 달라이 라마와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달라이라마가 중국정부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는 한 그의 중국(홍콩) 방문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단체도 우리 정부가 그러한 입장에서 설 수밖에 없음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최근 북핵과 남북회담 등의 핵심이익 문제의 키를 미국과 함께 중국이 쥐고 있는 한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있을 수 없다. 또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대중국 무역규모를 생각한다면 시도 자체가 무모한 것으로밖에 비칠 수 없다. 하지만 이웃 일본을 자유롭게 방문하는 달라이라마의 예에서 보듯이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경제 문제보다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문제에 무게중심이 있다.

 혹시라도 달라이라마가 방한하면 주한중국대사관의 외교관들은 모두 짐을 싸서 중국으로 돌아가 중징계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정도로 중국정부로써는 매우 중요한 외교 문제라는 점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문제는 세계평화와 종교적 열망을 넘어선 매우 복잡하고도 민감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수 있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 과제다. 이는 인권운동가나 종교인이기 전에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이를 인지한 후에야 진정한 방한이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기에 그러하다. 적어도 4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일이다.

 6월 5일 열린 미국 하원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 청문회에서 티베트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인권 개선을 지원하는 임무를 띤 티베트 특사직 신설을 제의했다. 6월 6일 미국의 공화와 민주 양당 의원들과 국제사면위원회와 국제 티베트 운동협회 등 30여 인권단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와 티베트 및 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 출신 정치범 등 16명의 석방을 요구하도록 촉구했다. 6월 8일 양국정상회담이 열린 캘리포니아 주 애넌버그 별장 인근과 시진핑 주석의 숙소인 하얏트 호텔 인근에서는 티베트 인권운동가들이 티베트 국기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 G2 중국과 미국은 양국이 대등한 관계임을 확실히 하면서 중국의 인권이나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중국이 내정간섭임을 내세웠을 테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던 것이 분명하다. 북핵문제에서 중국이 양보하는 조건으로 티베트 등에 대해서 미국이 일단 침묵했을 것이 분명하다. 애초 티베트 문제는 미국정부로서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일 뿐이고 이런 국익 앞에 미국 의회는 시의적절하게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9>  6월 4일 홍콩의 티베트한족우호협회 리카이샤(李慨俠) 회장은 오는 9월 달라이라마의 홍콩 방문을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편지를 보내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홍콩행정특구 정부 관계자는 비준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시진핑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함께 중국에서 알아주는 친불교적인 인사다. 2011년 3월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유명가수이자 시진핑의 아내인 펑리위안(彭麗媛)도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달라이라마는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가 1950년대 초 당 선전부장과 국무원 비서장 재직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시진핑이 중국의 핵심이익인 티베트의 독립 등과는 무관하게 종교적으로 달라이라마의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는 중국정부의 견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달라이라마가 은퇴했다고 해도 티베트문제와 관련해 달라이라마의 존재 자체가 중국정부로서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문제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이 친불교적이고 그의 가족이 달라이 라마와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달라이라마가 중국정부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는 한 그의 중국(홍콩) 방문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단체도 우리 정부가 그러한 입장에서 설 수밖에 없음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최근 북핵과 남북회담 등의 핵심이익 문제의 키를 미국과 함께 중국이 쥐고 있는 한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있을 수 없다. 또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대중국 무역규모를 생각한다면 시도 자체가 무모한 것으로밖에 비칠 수 없다. 하지만 이웃 일본을 자유롭게 방문하는 달라이라마의 예에서 보듯이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경제 문제보다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문제에 무게중심이 있다.  혹시라도 달라이라마가 방한하면 주한중국대사관의 외교관들은 모두 짐을 싸서 중국으로 돌아가 중징계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정도로 중국정부로써는 매우 중요한 외교 문제라는 점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문제는 세계평화와 종교적 열망을 넘어선 매우 복잡하고도 민감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수 있는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 과제다. 이는 인권운동가나 종교인이기 전에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이를 인지한 후에야 진정한 방한이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기에 그러하다. 적어도 4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일이다.  6월 5일 열린 미국 하원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 청문회에서 티베트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인권 개선을 지원하는 임무를 띤 티베트 특사직 신설을 제의했다. 6월 6일 미국의 공화와 민주 양당 의원들과 국제사면위원회와 국제 티베트 운동협회 등 30여 인권단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와 티베트 및 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 출신 정치범 등 16명의 석방을 요구하도록 촉구했다. 6월 8일 양국정상회담이 열린 캘리포니아 주 애넌버그 별장 인근과 시진핑 주석의 숙소인 하얏트 호텔 인근에서는 티베트 인권운동가들이 티베트 국기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정상회담에서 G2 중국과 미국은 양국이 대등한 관계임을 확실히 하면서 중국의 인권이나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중국이 내정간섭임을 내세웠을 테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던 것이 분명하다. 북핵문제에서 중국이 양보하는 조건으로 티베트 등에 대해서 미국이 일단 침묵했을 것이 분명하다. 애초 티베트 문제는 미국정부로서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일 뿐이고 이런 국익 앞에 미국 의회는 시의적절하게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6월 12일 남북당국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두 마리 토끼를 챙기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그걸 못 이기면서 주는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의 인적 교류 재개 등의 최소한의 몇 가지를 챙겨 체면치레라도 하면 좋겠다. 이유는 미국의 티베트 문제 등의 내정간섭이나 미 항공모함의 서해안진입을 싫어하는 중국정부가 북한을 떠밀었기에 가능한 회담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최룡해 북한 특사를 통해서 북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은에게 화해의 손짓으로 남북회담이라도 하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사실 이마저도 속으로는 우리와의 회담을 바랐던 김정은으로서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혈맹인 중국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남한과 만난다는 스토리는 북한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면서 김정은의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하다.  중국은 요즘 북핵문제에서 북한과 친하지 않은 척, 북한이 통제 불능이라는 중국 내 여론을 묵인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북한 제동 걸기 또는 김정은 길들이기에 나선 것처럼 여론이 떠들어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언론은 일본보다도 더 통제를 잘 받는 관제 언론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합작 플레이 자체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티베트 문제 등 다른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연극에 불과하다. 이제 회담은 끝났다. 미국이 애초부터 관심 없는 티베트 문제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했다면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만 북한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모든 진실은 양국의 화려한 외교장막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양국은 서로 알고도 모르는 척할 뿐이다. 우리나라 같은 제3국이 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바둑으로 대국을 두고 있는 양국의 수가 높다는 방증이다.  사족이지만, 결국은 우리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이벤트성의 성과를 거두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순항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의 눈치 때문에 협상장에 끌려나온 북한의 눈에는 회담장에 나오는 것만으로 이미 김정은은 중국 시진핑에게 할 것은 다 한 셈이다. 북한의 다음 행동은 사족이거나 서비스일 뿐이다. 따라서 뻔히 성사될 장관급 회담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북한의 행동은 앞으로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북한의 가려운 다른 쪽도 많이 긁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독도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대해 단호한 우리 정부와 외교적인 모습과 동일 선상에서 북한에도 단호한 원칙 고수만이 북핵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은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말 큰 양보를 받아 낼 수 있는 현대판 서희의 담판을 우리 통일부가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중국에 의해 쫓겨나고 박해당하며,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는 달라이라마. 아니 그걸 뻔히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해야 하는 달라이라마의 종교적 열망, 그리고 그 뒤에 숨은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치적인 욕망. 꼼수와 묘수가 판치고 있는 이런 아수라장 같은 현 상황에서 통일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 우리나라에 과연 노령의 달라이라마는 올 수 있을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dogyeom.ha@gmail.com

 6월 12일 남북당국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두 마리 토끼를 챙기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그걸 못 이기면서 주는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의 인적 교류 재개 등의 최소한의 몇 가지를 챙겨 체면치레라도 하면 좋겠다. 이유는 미국의 티베트 문제 등의 내정간섭이나 미 항공모함의 서해안진입을 싫어하는 중국정부가 북한을 떠밀었기에 가능한 회담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최룡해 북한 특사를 통해서 북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은에게 화해의 손짓으로 남북회담이라도 하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사실 이마저도 속으로는 우리와의 회담을 바랐던 김정은으로서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혈맹인 중국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남한과 만난다는 스토리는 북한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면서 김정은의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하다.

 중국은 요즘 북핵문제에서 북한과 친하지 않은 척, 북한이 통제 불능이라는 중국 내 여론을 묵인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북한 제동 걸기 또는 김정은 길들이기에 나선 것처럼 여론이 떠들어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언론은 일본보다도 더 통제를 잘 받는 관제 언론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합작 플레이 자체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티베트 문제 등 다른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연극에 불과하다. 이제 회담은 끝났다. 미국이 애초부터 관심 없는 티베트 문제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했다면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만 북한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모든 진실은 양국의 화려한 외교장막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양국은 서로 알고도 모르는 척할 뿐이다. 우리나라 같은 제3국이 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바둑으로 대국을 두고 있는 양국의 수가 높다는 방증이다.

 사족이지만, 결국은 우리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이벤트성의 성과를 거두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순항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의 눈치 때문에 협상장에 끌려나온 북한의 눈에는 회담장에 나오는 것만으로 이미 김정은은 중국 시진핑에게 할 것은 다 한 셈이다. 북한의 다음 행동은 사족이거나 서비스일 뿐이다. 따라서 뻔히 성사될 장관급 회담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북한의 행동은 앞으로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북한의 가려운 다른 쪽도 많이 긁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독도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에 대해 단호한 우리 정부와 외교적인 모습과 동일 선상에서 북한에도 단호한 원칙 고수만이 북핵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은 서비스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말 큰 양보를 받아 낼 수 있는 현대판 서희의 담판을 우리 통일부가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중국에 의해 쫓겨나고 박해당하며,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는 달라이라마. 아니 그걸 뻔히 알면서도 애써 모른척해야 하는 달라이라마의 종교적 열망, 그리고 그 뒤에 숨은 티베트 망명정부의 정치적인 욕망. 꼼수와 묘수가 판치고 있는 이런 아수라장 같은 현 상황에서 통일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 우리나라에 과연 노령의 달라이라마는 올 수 있을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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