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리뷰] '동화같은 日流밴드' 10대 열광…방탄소년단 잡겠네

등록 2017.02.19 10:38: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새로운 '일류(日流) 스타'가 탄생했다.

 1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연 '세카이노 오와리'다. 예매 오픈 당일 단숨에 매진을 기록한 이날 공연에는 무려 2300명이 몰렸다.

 공연주최사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는 이에 따라 19일 같은 장소 공연을 추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온라인에 세카이노 오와리 티켓을 구한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2012년 첫 내한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다시 찾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이 팀의 주된 팬층은 10~20대다.  

 3일 전 미국 록밴드 '저니'의 첫 내한공연 당시 30~50대 아저씨로 들끓었던 이 공연장은 이날 10~20대 여성이 주축이 됐다. 1층 스탠딩(저니 내한공연 1층은 좌석) 석은 K팝 아이돌 공연장 못지않은 함성과 몸짓으로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각, 고척 스카이돔과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장에는 대세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공연했는데 이들 팬들 못지않은 한국의 10~20대 팬들이었다.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국내 최대 티켓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예매율을 살펴보면, 세카이노 오와리 이번 공연 예매율의 남녀 비율은 2대 8이다. 연령별로 따지면, 10대는 24.9%, 20대는 48.5%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의 남녀 비율은 약 94대 6이었고 10대 59.9%, 20대는 28.1%였다. 트와이스는 남녀 비율이 6대 4였으며, 10대는 42.6%,, 20대는 34.3%였다.

 세카이노 오와리는 현재 일본에서도 최고의 밴드로 통한다. 7만석 규모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이틀간 14만 석의 공연을 매진시켰다. '동방신기' 등 최고 한류스타들이 공연한 장소다.   

 후카세(보컬), 나카진(기타), 사오리(피아노), DJ러브 등 멤버 4명으로 구성된 세키이노 오와리는 밴드지만 정통 록밴드는 아니다.

 메인 베이스와 드럼 없이 곡에 EDM(Electronic Dance Music) 요소를 넣어, 클럽 음악도 연상케 한다. 멜로디는 서정적이고 동화적이다. '몬순 나이트(Monsoon Night)' 같은 곡에는 빈티지 재즈 풍의 리듬과 멜로디도 스며들어 있다.

 이날 공연장에 운집한 팬들은 이런 이들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지난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영어 가사로만 공연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는데, 이번 공연은 일본어 오리지널곡을 들려줬다.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팬들은 청량감이 돋보이는 첫 곡 '스타라이트 퍼레이드'(スターライトパレード )를 시작으로 일본어로 모든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멤버들의 일본어 멘트 역시 대부분 알아듣고 호응하며 웃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저마다의 분위기로 충분히 즐겼다. '데스 디스코(Death Disco)'는 DJ와 신시의 조합이 주는 상승감과 비행기의 굉음 같은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팬들은 록 공연장의 슬램을 연상케 하는 격렬함을 선보였다.

 '미스터 하트에이크(Mr.Heartache)'는 신시 팝 사운드의 클럽음악이었고, '잠자는 공주(眠り姫)'는 오르골 소리 등이 삽입된 아기자기한 사운드가 귓가에 감돌았다.

 가장 환호가 컸던 곡은 역시 인기 애니메이션 삽입곡.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실사판 영화인 '어택 온 타이탄'의 주제곡 '안티 히어로(ANTI-HERO)'와 영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의 엔딩곡인 'RPG'를 따라 부르는 팬들의 목소리를 헤비메탈 밴드 공연장 못지 않게 우렁찼다.

 한국에 가면 '포장마차'를 가고 '아구찜' 등 매운 음식을 먹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공연 중간 선보인 영상은 멤버들의 모습을 본 딴 인형들을 등장시켜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했다.

 멤버들은 한국에서 충분히 인기를 누릴 만큼 각자 매력을 갖고 있었다. 후카세는 소년적인 목소리와 귀여움, 나카진은 세련된 패션 감각과 무대 매너, 사오리는 동화적인 매력, 피에로 탈을 내내 쓰고 있는 DJ러브는 귀여움을 뽐냈다. 이들은 공연 내내 한국어로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며 더 호감을 샀다.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첫 단독 내한공연 현장. 2017.02.18.(사진=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이날 느낀 세카이노 오와리의 매력은 공감대였다. 서정적이고 동화적인 사운드의 이 팀은 록밴드의 해방감과 질주감 대신 '함께 하고 있다'는 심정을 느끼게 만드는 아련하면서도 감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줬다.  

 역시 큰 호응을 얻은 곡 중 하나인 '드래곤 나이트'의 노랫말은 서로 저마다 추구하는 정의가 다른 '불안한 평화'에 대해 노래하는데, 어릴 때부터 지난하고 엄혹한 세상을 살아가는 10~20대들의 심리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카이노 오와리는 맑은 보컬과 몽환적인 멜로디를 자랑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정신질환과 집단 따돌림 등 결코 유쾌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은 멤버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세상의 끝'(世界の終わり)이라는 뜻의 심오한 밴드 이름처럼 삶의 희망의 메시지를 결국 노래한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 밴드에 위로를 받는 이유다. 이날 공연이 끝난 뒤 한 팬은 트위터에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에서 오르골을 듣는 기분이었다"고 썼다. 공연은 오후 6시부터 시작이었는데 이날 낮 12시부터 팬들이 굿즈를 사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