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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 금리차 축소…'트럼프 감세 회의론 확산'

등록 2017.04.02 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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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환경보호청(EPA) 청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로 평가되는 기후 변화 규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펜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스콧 프루이트 EPA 청장을 비롯해 광부들이 배석했다. 2017.03.2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환경보호청(EPA) 청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로 평가되는 기후 변화 규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펜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스콧 프루이트 EPA 청장을 비롯해 광부들이 배석했다. 2017.03.2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장단기 국채 스프레드(수익률 차이)가 작년 11월 8일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트럼프 케어(건강보험법) 표결 무산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능력이 도마위에 오르며 시장의 불신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차는 지난달 31일 현재 1.13%포인트로 작년 11월 8일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꾸준히 뒷걸음질한 데 비해 2년 물은 계속 오르며 금리차가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이날 각각 2.40%, 1.27%였다.

 국채 10년물 이자는 작년 12월 15일만 해도 2.60%까지 올랐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국채 시장이 망가질 것으로 우려하던 수준 근처까지 금리가 오른(채권가격 하락)것이다. 트럼프가 작년 11월8일 대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12월 연준이 기준금리까지 올린 영향이 컸다.

 하지만 10년물 금리는 이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19~28일 2.5%대에서 머물다 같은 달 30일 2.45%까지 하락했다. 국채 10년물은 지난달 30일 2.42%에 이어 31일에는 2.40%까지 밀렸다. 반면 국채 2년물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작년 12월30일 연 1.20%에서 올해 3월31일 1.27%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은 단기 금리를 밀어올리고 다시 장기금리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연준이  두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단기금리가 상승했는데도, 장기 금리는 더 하락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만기가 길면 채권 회수의 불확실성이 높아 금리는 더 비싸지고, 만기가 짧으면 돈값은 상대적으로 더 싸다.

 이러한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안한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가격은 지나치게 올랐으며, 미국 경제의 성장률 또한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뜻으로 WSJ은 해석했다. 국채 금리는 ▲물가 상승률에 ▲경제 성장률을 반영한다.

 시장의 이러한 불안감에 불을 지핀 당사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달 24일 오마마 케어를 대체할 트럼프 케어 표결이 공화당내 시장 근본주의 그룹의 반대로 무산되자 규제 혁파와 감세·대형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경기 부양안이 자칫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졌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우려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고개를 든다. 공화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주요 의제(agenda)를 강력히 추진할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WSJ은 또 올해 1분기 투자·비투자 등급 회사채도 무려 4900억 달러 어치가 팔렸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채권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앞서 지난 2004년에도 그린스펀이 이끄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금리 정상화에 돌입한 바 있다.  하지만 장기 국채 금리는 더 떨어지는 이른바 ‘그린스펀의 역설’이 발생한 바 있다. 채권 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지체되며, 이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일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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