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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靑, 이례적 '후보자 결점' 언급…"대통령의 투명성 의지"

등록 2017.05.21 15: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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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현옥 인사수석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의 외교부 장관 지명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05.2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현옥 인사수석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의 외교부 장관 지명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05.21.  [email protected]

외교장관 후보자 장녀 이중국적·위장전입 '자진신고'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단행한 내각과 청와대의 경제 및 외교안보라인 인선에서는 후보자의 결점을 먼저 솔직하게 밝히는 소통 방식이 눈에 띄었다. 역대 정부에서는 후보자의 약점들을 철저히 감췄다가 언론보도가 나오면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는 게 보통이었기 때문이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문 대통령의 인선 발표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및 장하성 정책실장의 소감 발표가 끝난 뒤 단상에 올라 "조금 부가적으로 말씀드릴 게 있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장녀의 국적 및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조 수석은 "검증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며 "첫째 장녀가 미국 국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에 따르면 장녀는 1984년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을 하던 중 태어나 미국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였다. 그러다가 지난 2001년 국적법상의 국적선택 의무 규정에 따라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강 후보자의 장녀는 어머니의 입각을 계기로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을 약속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장녀가 1년 간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위장전입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2002년 2학기에 이화여고에 전학했는데 1년 간 친척집에 주소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는 후보자의 외교 능력을 높이 평가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1일 청와대는 외교장관에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특보를 지명 했다. 2017.05.21.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1일 청와대는 외교장관에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특보를 지명 했다. 2017.05.21.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이처럼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통해 확인한 후보자의 흠결을 먼저 언론에 밝히는 것은 파격적인 소통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는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촛불혁명에 힘입어 수립된 정권인 만큼 도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언론 보도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날 '하자'라면 자진신고하는 편이 우호적 여론조성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도 "이런 말씀을 미리 드리는 이유는 주요 검증사항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했는지 투명하게 발표하자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기에 미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향후 다른 인선에서도 전문성과 능력이 출중하다면 다소 흠결이 있는 인사라도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적극 발탁하는 사례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를 고위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은 "이중국적과 위장전입 문제가 작은 문제도 아니고 청와대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굉장히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 왔다"며 "기본적으로 (5대 비리 관련) 기조는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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