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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밑천 다 드러낸 한국축구'···"이제 좀 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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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7-21 14: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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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가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시키고 신태용 감독이라는 소방수를 투입하면서 당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것이 한국축구의 위기를 넘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때 한국축구는 '아시아의 호랑이'로 군림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에 월드컵 예선전 사상 첫 패배를 당했고 카타르 원정에서도 32년6개월 만에 패배를 맛봤다.

이제 아시아의 호랑이 타령은 그만하고 정말 겸허해질 때가 됐다.

한국축구의 위기는 대한축구협회(협회)가 자초했다. 그들의 안일하고 오만함, 그리고 밥그릇 싸움도 한몫 했다.

그 동안 협회는 한국축구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단기적인 성적에 목을 맸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처절했다.

거스 히딩크 이후 슈틸리케를 지나 신태용까지. 지난 15년간 대표팀 감독 자리는 10명(감독 대행 2명 제외)이나 바뀌었다. 이 가운데 단 3명(딕 아드보카트, 허정무, 최강희)의 감독만 임기를 채웠다. 나머지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 사이 한국축구는 상처투성이가 됐다. 아시아의 변방으로 불리는 나라들도 이제 한국을 '해볼만 한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 예선전에서 '밑천'이 드러났다. 설령 월드컵 무대에 나간다고 해도 선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억지로 본선행인데 어딜 감히, 1승만 거둬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동안 한국축구는 안방에서 치러진 대회를 제외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 이후 '깔딱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축구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협회는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이켜 볼 때다. 협회는 신태용 감독을 내세워 다시 한번 책임을 면피하려 하고 있다. 매번 노력보다는 여론의 눈치만 보며 위기를 넘겨오지 않았나.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단순히 월드컵에 한번 못나간다고 한국축구가 몰락하거나 세계 축구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적기다. 단순히 감독 교체를 통한 위기 탈출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지속성과 연속성이 포함된 '장기 플랜'을 내놔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변화 없이는 발전도 없다. 한 순간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미봉책에 그쳐서도 안된다. 한국 축구 백년대계를 위한 협회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고싶다.

h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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