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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G20 정상회의···메르켈, 유럽 단일 전선 짠다

등록 2017.06.29 14: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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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를 방문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7.6.29.

【멕시코시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를 방문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7.6.29.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월 7~8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 동맹들과의 단일 전선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러시아의 패권 확대 시도, 중동 정치 갈등과 시리아 내전 등의 문제가 뒤섞여 이번 회의는 역대 가장 복잡한 분위기가 연출될 전망이다.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메르켈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G20 회의 주요 의제를 제시한 뒤, G20 회원국 가운데 서구 동맹국의 지도자들과 따로 만나 '미니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전 회담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서유럽 정상들이 참가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자리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메르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고려해 유럽만의 사전 회담을 꾸렸다며 "상황이 복잡한 만큼 유럽이 G20 안에서 응집력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방은 역대 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해 공통된 의견을 모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미국이 기후 변화 협약을 탈퇴하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서구 동맹은 위기에 몰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도 혼란에 한 몫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트럼프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 중인 반면 독일, 프랑스 등은 미국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강제로 미국을 유럽으로부터 분리시키길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미국 정책의 부속물처럼 보이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G20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등 비서구권 권력자들도 대거 참가한다.

 러시아는 서방 선거 개입설로 미국, 유럽과 부딪혀 왔다. 터키의 경우 4월 대통령 중심제 개헌 뒤 EU와의 갈등이 고조됐다. 중동에선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우디와 카타르가 외교 분쟁 중이다.

 동유럽과 서유럽도 얼굴을 붉히고 있다. 두 지역은 EU 재정 지원, 난민 유입 억제 등의 문제를 놓고 이견을 빚어 왔다. 게다가 트럼프는 G20 회의 직전 동유럽 지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유럽 매체 '유라티브'는 "몇몇 EU 국가들은 트럼프를 기피하고 어떤 국가들은 두 팔 벌려 그를 환영한다"며 "트럼프가 EU 붕괴를 촉진하는 쐐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부르크의 회의장 밖도 시위로 소란스러울 전망이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 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준비 중이다. 트럼프 반대 세력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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