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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마다 발언 수위 높인 홍준표, '강한 야당' 시동걸기

등록 2017.08.24 07:38:00수정 2017.08.24 0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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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홍 대표는 나라가 급격히 좌편향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청와대는 전대협, 주사파 분들이 장악을 했고 모든 분야에서 좌편향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7.08.2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홍 대표는 나라가 급격히 좌편향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청와대는 전대협, 주사파 분들이 장악을 했고 모든 분야에서 좌편향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7.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대선 패배 이후 당대표 선거까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거듭해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들어서는 주요 현안에 특유의 강한 어조를 앞세워 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독설 정치를 재가동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독설(毒舌)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언사'이기에 홍 대표의 언급들이 반드시 이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어쨌든 다른 정치인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말들을 홍 대표가 다시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홍 대표는 2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정부 들어와서 청와대는 전대협·주사파 분들이 장악을 했고 모든 분야에서 나라가 급격히 좌편향되고 있다"며 이념적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국민들도 느끼다시피 나라가 급격히 좌편향되고 있다"며 "결국 최종 판단은 국민이 할 문제지만 이 나라가 급격히 좌편향되고 있다는 데 우리 당으로서는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분히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겨냥한 언급이다.

 또 안보와 관련해서도 홍 대표는 거침없이 문재인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변의 강대국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거부하고 있는 게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코리아 패싱'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코리아 패싱이라기 보다도 지금 현재 국면은 주변 강대국들이 '문재인 패싱'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가 한국을 제쳐두고 논의되는 것은 정말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코리아 패싱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한국당의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천=뉴시스】조명규 기자 =22일 오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철우 의원이 강원 홍천군 육군제11기계화보병사단을 방문해 박주경 사단장으로부터 안보확립전략 및 군전력에 대해 듣고 있다. 2017.8.22 mkcho@newsis.com

【홍천=뉴시스】조명규 기자 =22일 오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철우 의원이 강원 홍천군 육군제11기계화보병사단을 방문해 박주경 사단장으로부터 안보확립전략 및 군전력에 대해 듣고 있다. 2017.8.22 [email protected]

실제 홍 대표는 지난 22일 강원 홍천군 11기계화보병사단을 방문해 "남북 북핵위기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지금 국가안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가장 중심적인 가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그는 이날 즉석에서 사단 회식비 3000만원을 쾌척하며 '안보에 강한 보수' 이미지 굳히기에 공을 들였다.

 대여 공격뿐만 아니라 일반 이슈에 대한 대응에서서도 이전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1일 "동성애를 헌법 개정을 통해 허용하려 시도하는 건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며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짓고 있는 평창 올림픽 플라자(개·폐회식장) 신축 현장을 찾아 공사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2017.08.22. photo31@newsis.com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짓고 있는 평창 올림픽 플라자(개·폐회식장) 신축 현장을 찾아 공사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2017.08.22. [email protected]

그는 "최근 헌법 개정 심의 과정에서 동성애를 합법화하기 위해 헌법에 있는 양성평등 원칙을 성평등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다"며 "우리 당 헌법 개정 심의위원들은 이런 시도를 적극적으로 막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홍 대표가 특유의 어법으로 각 현안들을 이슈화시키자 이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홍 대표를 향해 "휴가를 마치고 오면 좀 나아질까 생각했는데 이 엄중한 안보위기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 염원을 역행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이 문재인 패싱 운운하며 (강대국들이) 대북정책을 거부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며 "홍 대표가 아무리 무시해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은 대화와 압박 병행이라는 정부의 대북정책이 미국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홍 대표의 동성애 발언에 대해 "홍 대표는 더 이상 문명국가의 자부심을 파괴하지 말길 바란다"며 "어떤 성적 지향을 합법화하거나 불법화할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우리 민주주의가 근간으로 하고 있는 다양성과 다원성에 어긋나는 위험한 발언이다. 특정한 성적 지향을 반대한다는 낙인찍기를 제1야당의 대표가 했다는 사실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부정적 대응에도 홍 대표는 아랑곳 않고 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면서 "최근 자사고, 국제고, 외고 폐지한다는 사람들 자녀들 봐라. 좌파 정부의 핵심 세력들의 자녀들은 전부 자사고, 국제고, 외고 출신"이라며 "자기들은 애들 다 키워서 볼 일 다 봤으니 너희들은 그러지 마라 그런 식의 정책을 펴는 게 이 정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나아가 전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성공적이고, 박근혜 정부 역시 평균은 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같은 홍 대표의 거침없는 언행에 대해 평가는 극도로 엇갈린다. 인터넷 댓글들만 봐도 진보진영 등 현 정부에 우호적인 세력은 앞다퉈 비판 대열에 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 쪽 인사들은 홍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호불호를 떠나 홍 대표가 보수 결집과 자신의 지지세 확보를 위한 정치제스처가 어느정도는 분명히 먹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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