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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좋니' 열풍과 '좋은 곡' 모범사례

등록 2017.09.02 1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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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종신, 싱어송라이터. 2017.09.02 (사진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종신, 싱어송라이터. 2017.09.02 (사진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이변이 대세가 됐다.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윤종신(48)의 '좋니'가 쾌속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괴물 신인으로 통하는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제치고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90년 프로젝트 밴드 '015B' 멤버로 데뷔한 27년 차 윤종신이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오전 9시 기준 '좋니'는 멜론, 네이버뮤직 등 주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18일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좋니' 돌풍 왜?

중견 발라드 가수가 음악방송은 물론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이다. 윤종신이 음악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건 1996년 발매한 정규 5집 '우' 타이틀곡 '환생' 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이번 '좋니' 돌풍의 이유를 관계자들은 '음악의 힘'에서 찾는다. '좋니'는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리슨'을 통해 발매된 곡이다. 기획사 내 좋은 음악이 있으면 수시로 발표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미스틱 소속 작곡가 포스티노가 작곡하고 윤종신이 노랫말을 붙인 이 곡은 윤종신 특유의 애절함이 배인 발라드다. 그는 이 곡에 대해 "마치 제가 이십대 초반이었던 그 때처럼 서럽게 처절하게 이별 노래를 불러봤다"고 소개했다.

아이돌 신곡과 드라마 OST 위주로 채워지는 음원차트 특성상 지난 6월22일 공개 당시 음원차트 100위권에 머물렀다.

【서울=뉴시스】 윤종신, 싱어송라이터. 2017.09.02 (사진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종신, 싱어송라이터. 2017.09.02 (사진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하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고 70위권 안팎으로 진입하더니,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을 통해 공개된 라이브 클립이 주목 받으면서 10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마침내 지난달 중순부터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노래에 대한 공감을 확인할 수 있는 건 노래방이다. 10대~20대 남성들이 주구장창 '좋니'를 부르는 걸 들을 수 있다. 찌질해보일 정도로 애절한 노래의 감성이 윤종신 세대인 30~40대를 넘어 젊은 세대에게까지 파고든 것이다.

'좋니'는 가온차트 최근 차트인 올해 34주차에서 디지털종합, 스트리밍종합, BGM은 물론 노래방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윤종신 '좋니'의 이번 사례는 좋은 곡에 대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윤종신은 매달 신곡을 내는 프로젝트인 '월간 윤종신' 등을 통해 화제성보다는 좋은 음악을 꾸준히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그의 노래에는 따스한 감성과 거창하지는 않지만 적확한 위로가 담겨 있다. 2014년 '월간 윤종신' 12월호을 통해 공개한 '지친 하루'가 대표적이다.

윤종신과 이근호가 작곡하고 윤종신이 노랫말을 붙인 이 곡은 윤종신·곽진언·김필이 함께 노래했는데 자신이 선택한 인생에 대해 고민이 돼도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마음을 담았다. 이 곡은 지난달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 식전에 흘러나온 대중가요 4곡 중 한곡에 포함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윤종신 '뮤직뱅크' 1위 트로피. 2017.09.02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종신 '뮤직뱅크' 1위 트로피. 2017.09.02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email protected]

◇중견 가수 열풍 이어질까

윤종신의 '좋니' 1위는 중견 가수들 사이에서 희망으로 떠올랐다. 아이돌과 드라마 OST가 장악하는 음원차트 시장에서 본인들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다.

윤종신은 '좋니'가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직후 "철 지난 한 '올드 스쿨(Old School)' 가수의 노래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윤종신과 절친한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은 SNS를 통해 "무려 워너원과 태양을 제치고. 존경합니다!"라고 썼다.

'내가 저지른 사랑' 등 가을마다 애절한 발라드로 중견 가수로는 드물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해온 임창정이 10월 신곡 발표를 앞두고 있어, 왕년의 가수들의 반란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중견 가수를 매니지먼트하는 기획사 관계자는 "중견 가수들도 신곡을 내면 아이돌처럼 일단 화제가 되기 위해 방송 등을 통해 이슈몰이를 먼저 생각한다"면서 "윤종신 '좋니'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고 우선 음악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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