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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에도 한국 주식 사들인 外人...향배는?

등록 2017.09.04 16: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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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뉴시스】김경목 기자 =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3일 오후 중부전선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리 민간인출입통제선 검문소 주변 일대가 인적이 드물어 적막한 분위기다. 2017.09.03. photo31@newsis.com

【양구=뉴시스】김경목 기자 =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3일 오후 중부전선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리 민간인출입통제선 검문소 주변 일대가 인적이 드물어 적막한 분위기다. 2017.09.03. [email protected]

외인 순매수 1위 종목 '엔씨소프트'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북한이 전날 단행한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충격으로 코스피가 4일 30포인트 가까이 급락 마감했다. 하지만 한국 증시 '큰손' 외국인이 최근 외면해왔던 한국 주식을 다시 담아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 10일 출범한 후 북한은 수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고조됐지만 본격적인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5차 핵실험에 비해 폭발력이 10배에 이른다는 북한 6차 핵실험 소식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 선진국 증시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옮길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으나 외국인은 오히려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무덤덤한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2357.69)보다 28.04포인트(1.19%) 내린 2329.65로 마감했다.

북한이 2016년 9월 9일에 이어 약 1년 만인 전날 6차 핵 실험을 감행한 영향이다. 또 북한이 같은 날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 "완전히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주목할 점은 북핵 리스크 고조에도 국내 증시 향배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기조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25일 장중 코스피 역대 최고치인 2453.17까지 높이는 것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7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으나 지난 7월(-5658억원), 8월(-1조8752억원)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에서 '셀 코리아'로 기조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9월 첫날인 1일 140억원 순매수한데 이어 북한 돌발 리스크에도 이날도 사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날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67억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기관도 3168억원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증시를 떠받쳤다. 반면 개인은 3437억원 순매도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이날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를 451억원 순매수, 가장 많이 바구니에 담았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91%(1만5500원) 뛴 41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 SK하이닉스(322억원), LG이노텍(102억원), 카카오(68억원), 아모레퍼시픽(62억원), 현대중공업(61억원), 코덱스 인버스(59억원), 롯데케미칼(59억원), 미래에셋대우(45억원), S-Oil(42억원) 등 순으로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많이 샀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이 38억원 순매수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내다 팔기는커녕 담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661.99)보다 11.10포인트(1.68%) 내린 650.89로 마감했다.

코스닥에서 이날 개인(366억원)은 순매도했으나 외국인(197억원)과 기관(155억원)은 순매수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CJ E&M을 56억원 순매수, 가장 많이 샀다. 다음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30억원), 에코프로(30억원), 메디포스트(28억원), 셀트리온(27억원), 포스코켐텍(22억원), 테스(22억원), 지트리비앤티(20억원), 하이비젼시스템(16억원), 더블유게임즈(12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북 리스크 고조 속 외국인들의 자금 흐름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자금을 대규모 뺄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예상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북핵 리스크 발발 후 증시가 잠깐 빠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패턴을 외국인도 겪을 만큼 겪어 국내 증시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오늘 외국인 매도 물량이 많지 않아 매수가 조금만 나와도 순매수세를 띠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또 "국내 증시 펀터멘털을 고려해 보면 이미 외국인이 올 들어 살만큼 샀다"며 "당분간 어지간한 변화가 있지 않고서야 외국인이 의미있게 사거나 팔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 핵실험에도 외국인은 오늘 국내 증시에서 중립적인 흐름을 보였다"며 "글로벌 증시 환경을 보면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 상장사의 전년동기와 비교한 실적 증감률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인 만큼 외국인 입장에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를 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하루 만의 반응을 가지고 당장 외국인이 '셀 코리아'가 '바이 코리아' 기조로 바뀌었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오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세지 않고, 북한 리스크가 끝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단기 순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외국인의 대규모 매출 출회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9일 북한 건국절까지 북한 리스크로 인한 위기감이 당분간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이로 인한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이슈, 미국·유럽 통화정책회의를 앞둔데 따른 불확실성이 가세할 경우 IT뿐만 아니라 소재·산업재에도 하락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라며 "코스피 2300 이탈 가능성을 열어 놓고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북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매도 가능성이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기회라는 관측도 나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의 6번째 핵실험이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가운데 기대 수익률 악화에 환 변동성 확대라는 두가지 악재가 더해지므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실현 심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은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활용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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