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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컨더리 보이콧, 中 4대은행 겨냥?···"가장 효과적인 대북 압박"

등록 2017.09.05 16:35:27수정 2017.09.05 17: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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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컨더리 보이콧, 中 4대은행 겨냥?···"가장 효과적인 대북 압박"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및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시행될 경우 중국의 4대 국영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한 중국 전체 자산 중 90%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 은행권이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흔들릴 경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엄청난 도미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BC뉴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메이저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가장 효과적인 대북 압박 수단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뉴스는 중국은행(the Bank of China) 등 일부 중국 대형 은행들이 미국과 유엔 등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돕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중국 4대 국영은행들에 대한 규제는 단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중국의 4대 국영 은행으로는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 건설은행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자산 규모 면에서 JP모건,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에 앞서고 있다.

  미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22일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나미비아의 기관 10곳, 중국, 러시아, 북한의 개인 6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모두 기관 23곳, 개인 22명이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CNBC는 미국이 그동안 중국의 반발과 글로벌 경제 파급력을 감안해 중국 메이저 은행들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에는 이들 은행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크나큰 위협을 제기하는 악당국가다. 북한은 중국에게 큰 당혹감을 안기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트윗에서는 “미국은 다른 (대 북한 제재) 옵션들에 추가해서 북한과 거래를 하는 모든 나라와의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비조이 다스 굽타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북한의 무역 거래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당한 레버리지(지렛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화는 북한 문제 해결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2017.8.3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화는 북한 문제 해결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2017.8.31


  중국 4대 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여왔다. 이들 은행들은 대출 업무 및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미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4700억 달러(약 3925조 원)에 달한다. 중국건설은행과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도 모두 2조6000억 달러(약2941조원)~3조 200억 달러(약 3416조원)의 자산을 자랑하는 대형 은행들이다. S&P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국 대형 은행들은 세계 랭킹 1~4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자본규모 2조 4900만 달러(약 2262조원)로 S&P 세계 랭킹 6위에 올라 있다. 유럽최대은행인 HSBC는 자본 규모 2조3700억 달러(약2681조원)로 7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은행의 총자산은 33조 달러(약 3경7326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31조 달러(약 3경5064조)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6조 달러와 7조 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자산 90%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이들 중국 은행들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의 영향으로 흔들리게 될 경우 세계 2위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스캇 시맨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미국 재무부가 중국 국유기업과 대형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꺼려온 이유는 중국 정부의 부정적인 반응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국제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번엔 미국이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추가적인 제재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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