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트럼프 '연준 티켓 5장' 누구로 채울까···옐런·콘 등 변수

등록 2017.09.08 11:04:24수정 2017.09.08 11:10: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런던=AP/뉴시스】임기를 8개월이나 남긴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새로운 연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재지명을 받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명중 5명을 새로운 사람으로 채우는 드문 기록을 갖게 된다. 옐런 의장이 지난 6월 27일 런던의 영국 학술원에서 니컬러스 스턴 영국 학술원 원장과 토론하고 있다. 2017.09.08

【런던=AP/뉴시스】임기를 8개월이나 남긴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새로운 연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재지명을 받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명중 5명을 새로운 사람으로 채우는 드문 기록을 갖게 된다. 옐런 의장이 지난 6월 27일 런던의 영국 학술원에서 니컬러스 스턴 영국 학술원 원장과 토론하고 있다. 2017.09.0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임기를 8개월이나 남긴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새로운 연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재지명을 받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명중 5명을 새로운 사람으로 채우는 드문 기록을 갖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피셔 부의장이 다음 달 사퇴하게 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이사의 수는 총 7명 중 3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가장 큰 폭의 연준 재구성 기회를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세라 바인더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근대 이후 역대 어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한꺼번에 연준을 전면 재구성하는 기회를 가진 대통령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가 어떤 인물들로 연준을 채울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백악관의 더딘 임명 절차를 감안할 때 연준은 상당 기간 큰 폭의 결원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인더 교수는 “현재로서는 연준의 미래에 대해 커다란 의문부호만 있을 뿐이다. 트럼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백악관의 임명 절차는 아주 느리다. 상원의 인준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글렌 허버드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교수,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로렌스 린지 전 연준이사, 존 앨리슨 전 BB&T은행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데이비스 US뱅코프 전 CEO가 차기 연준 의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백악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워시 전 이사가 연준 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전했다. 워시 전 이사는 지난 7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 교수,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교수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FT는 이들 세 사람과 함께 제이 파월 현 연준 이사도 옐런 의장의 후임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 보좌관 출신인 존 파우스트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한 대통령이 한꺼번에 5명의 연준 이사를 지명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현재 미국 대통령이라면 더욱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게리 콘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이 지난 4월26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콘 보좌관은 25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샬러츠빌 폭력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 보좌관직에서 사임해야겠다는 압력과 동시에 보좌관의 의무를 다 하기 위해 백악관에 남아야 한다는 압력을 동시에 매우 강하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7.8.25

【워싱턴=AP/뉴시스】게리 콘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이 지난 4월26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콘 보좌관은 25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샬러츠빌 폭력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 보좌관직에서 사임해야겠다는 압력과 동시에 보좌관의 의무를 다 하기 위해 백악관에 남아야 한다는 압력을 동시에 매우 강하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7.8.25


 한때 게리 콘 미국 국가경제회의(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강력하게 부상하기도 하고, 옐런 의장의 재지명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언급할 정도로 연준 의장 자리에 접근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유혈 충돌을 일으킨 샬러츠빌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양비론을 펼치자 콘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더욱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지난 6일 백악관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콘 위원장을 새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샬러츠빌 사태가 계기가 된 듯하다”라고 보도했다.

 콘 위원장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옐런 의장이 다시 연준 의장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의 저금리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25일 와이오밍 주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가해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옐런 의장은 19쪽 분량의 연설문 대부분을 ‘도드-프랭크법’(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한 금융규제 강화법)을 옹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완화를 반대하는 데 할애했다.

 옐런 의장은 “금융제도를 강화하고 금융 및 기타 정책을 지원하는 개혁 덕분에 신용 대출이 좋은 조건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의 경제 활동에 힘입어 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연준은 계속해서 개혁을 감시할 것이다. 2007~2009년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27일 옐런 의장은 영국 런던에서 니컬러스 스턴 브리티시아카데미 회장과 가진 대담에서 작은 은행들이 금융규제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금융규제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뉴욕=AP/뉴시스】스탠리 피셔 미 연준 부의장이 지난해 10월17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피셔 부의장은 6일(현지시간) 개인적 이유를 내세워 다음달 사임한다고 밝혔다. 2017.9.7

【뉴욕=AP/뉴시스】스탠리 피셔 미 연준 부의장이 지난해 10월17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피셔 부의장은 6일(현지시간) 개인적 이유를 내세워 다음달 사임한다고 밝혔다. 2017.9.7

  옐런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금융 위기에 대비한 자본 완충망(capital buffers)도 은행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금융규제를 완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융기관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특히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 법의 복잡한 규제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함으로써 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쉽게 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4일 백악관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금융업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을 할 것이다. 은행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도드-프랭크법에 대해 매우 중요한 이발(a very major haircut)을 하려 한다. 우리는 강력한 규제를 원한다. 또한 강력한 규범을 원한다. 그러나 일자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일을 불가능하게 하는 규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연준의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지명된 랜들 퀄스는 상원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을 맡았던 퀄스는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서 파트너로 일했고, 현재는 투자회사인 사이노슈어그룹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연준의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직은 2010년 도드-프랭크법 도입과 함께 만들어진 자리지만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었다. 지난 4월 사임한 대니얼 타룰로 이사가 사실상 부의장 역할을 대행 했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