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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읍소 전략' 성공···秋도 힘 보태

등록 2017.09.21 19:15:00수정 2017.09.21 1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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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17.09.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禹 '대통령-野' 전화통화 성사···친전 보내 설득
추미애, '유감 표명·회동 제안' 등 협력 모드
향후 정기국회서 野 협치는 여전히 '험로'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찬성 160표로 예상보다 여유있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협상의 책임을 맡았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졌다. 국민의당 등 야당을 향해 '읍소 전략'을 펼치며 의원단 차원의 총력전을 펼친 것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우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표결 당일인 21일 야당을 향해 막판 호소에 나서며 사활을 걸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국민의당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와 바른정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국민의당 의원실을 방문해 인준을 호소하는 '친전'을 전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는 보좌진을 통해 서한을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미국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기 전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하며 야당에 낮은 자세를 취한 배경에도 원내지도부와의 교감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의원단도 전날 의총에서 각자 설득할 야당 의원 명단을 수기로 작성해 원내지도부에 제출하는 등 우 원내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국민의당 의원들과 교분이 두터운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본회의 직전에는 의원 전체 명의의 호소문을 채택해 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로서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로 '김이수 부결' 당시 전략 부재에 대한 책임론이 일었던 것을 털어내고 다시금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지난 표결 당시 찬성 150~155표를 예상하고도 145표에 그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가깝게 결과를 예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표결 뒤 뉴시스와 만나 '표결이 예상한 표결 결과와 비슷하냐'는 질문에 "거의 비슷했다. 157표~158표를 예상했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본회의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가결시에도 환호나 고성으로 야당을 자극하는 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임명동의안 통과 직후 김 원내대표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방 일정을 소화 중인 안 대표와는 문자메시지를,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에게는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후 정세균 국회의장과도 비공개로 면담을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17.09.2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간 '머리 자르기' '뗑깡' 발언 등으로 협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추미애 대표 역시 김 후보자 인준 국면에서는 태도를 전환하며 힘을 보탰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이 자신의 사과 없이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김이수 후보자 임명 부결 직후 입법부인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으로 행여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신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추 대표는 또 지난 주말간 자신과 우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 대표·김 원내대표 간 '2+2 회동'을 제안했다. 표결 전날과 당일에도 국민의당 '투톱'과 꾸준히 접촉하며 손을 내밀었다. 자신과의 만남을 꺼렸던 김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3~4분간의 짧은 회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임명동의안 부결시 지도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됐던 민주당은 이로써 정기국회를 앞두고 큰 짐을 덜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 추진에 동력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의원단 전체가 나서는 등 당력을 집중했음에도 반대표가 134표나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협치의 험로를 예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대가 확고하고, '캐스팅 보터'가 된 국민의당의 협조를 구하는 게 녹록지 않음이 재차 확인됐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우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제 대화와 소통의 협치가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야당과 현안마다 협조를 구하면 우리 우 원내대표가 오래 못 살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를 위해서도 시스템에 의한 협치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제라도 협치에 대한 근본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내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이런 식의 천수답(벼농사에 필요한 물을 빗물에만 의존하는 논) 정치를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과의 관계 재정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 역시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한 국민의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예산, 법안 등의 협치를 다짐한 만큼 향후 민주당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비어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인사까지 협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와의 조율을 통해 원내 협상의 여지를 넓히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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