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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北 흥남비료공장 등에서 미사일 연료 UDMH 생산 가능성"

등록 2017.10.26 13: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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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북한이 2.8 비날론 연합기업소(함경남도 함흥 소재) 뿐만 아니라 7.27연합기업소(일명 아오지리화학연합기업소 ·함경북도 은덕군 학송리), 흥남비료연합기업소(함경남도 함흥),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평안남도 안주시) 등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액체 연료인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UDMH)이 비밀리에 생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UDMH 생산: 추가 시설 가능성(UDMH Production in North Korea: Additional Facilities Likely)'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존에 알려졌던 북한의 UDMH 생산 가능 시설 이외에도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UDMH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서 로켓의 연료로 사용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질산이 산화제로 함께 사용된다.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서 한번 주입하면 1주일가량은 발사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사일 1발에 30분이면 연료를 모두 주입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월 17일자 기사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이 미사일에 사용하고 있는 UDMH를 중국과 러시아가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추적 중이며,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유엔 안보리의 기존 제재 등을 통해 북한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있다. 하지만 UDMH에 관한 저서를 집필한 에크하르트 슈미트는 같은 기사에서  "만약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공급이 끊긴 상태라면, 북한이 (UDMH의) 생산 방법을 배웠을 것이라게 나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 비확산 담당 수석 차관보 역시 북한이 지난 4반세기동안 미사일을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UDMH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38노스의 주장대로 북한 내 시설들에서 UDMH 원료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UDMH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유엔의 제재도 실효성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미국 언론 및 연구소들이 UDMH 생산시설로 지목한 북한의 공장은 함경남도 함흥 시 인근에 있는 2.8비날론 연합기업소이다. 지난 9월 27일 NYT는 미들버리대 제임스 마틴센터의 비확산연구소가  위성 이미지, UDMH 생산 방법에 대한 기술적 분석, 탈북한 북한 관리의 정보 등을 종합해 함흥 시 인근의 허름한 직물공장인 2.8 비날론 연합기업소에서 UDMH가 생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고 보도한 바있다.

 비날론은 북한의 이승기 박사가 1939년 개발한 세계 두번째 화학섬유로, 석회석과 무연탄으로 만들어진다. 북한에서는 각종 직물이나 유니폼 등을 만드는데 이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 공장에서 표준 UDMH 생산 방법과 일치하는 두 개의 비정상적으로 큰 폐수 웅덩이가 있다는 사실과 폐수 문제에 대해서 쓴 문서를 발견하기로 했으며,  김정은이 이 공장을 자주 찾고 있다는 것도 파악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날론 공장에서 UDMH를 생산하고 있다는 게 명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2.8비날론 공장 이외에도 UDMH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또다른 시설들이 북한 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38노스는 지난 5월 상업위성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가 함경북도 은덕군에 있는 7.27연합기업소 일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이 곳의 시설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일했던 탈북자 이복구씨가  7.27연합기업소를 "탄도미사일을 위한 추진연료를 합성하는 시설"로 언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복구씨가 언급한 추진연료의 정확한 종류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으며, UDMH로 지목하기는 아직 성급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럼에도 38노스는 7.27연합기업소를  "UDMH 생산의 강력한 후보(a strong candidate for the production of UDMH)'로 강조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는 비료공장이다. 이 곳은 북한 화학 산업의 기반으로 알려져 있다.  38노스는 이 곳이 1950년대부터 가동돼왔지만, 최근 수년에 걸쳐 여러번 새 건물들이 세워지거나 개조 공사가 이뤄지는 등 현대화 작업을 벌여왔다고 지적했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서는 비료와 플라스틱을 비롯해 다양한 화학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이 곳을 '주요 석유화학단지'로 홍보해오고 있다. 38노스에 따르면 이 곳에서도 2005년 이후 시설 현대화 작업이 진행돼 2013년 쯤 마무리됐다. 그 이후에도 추가 보수 공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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