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무슨 공연일까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인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 간담회에서 오태석 연출가가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창작산실에 선정된 이번 작품들은 12월 8일을 시작으로 108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2018년 3월 25일 연극 '모래시계'까지 공연된다.2008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하여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사업이다. 2017.1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신사의 나라 영국,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빅토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안나'라는 기념비적인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킨 뮤지컬 '레드북',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1880년에 발표한 고전을 무려 7시간 동안 펼쳐내면서 연극의 존재 가치를 우직하게 증명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올해 10년을 맞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오정희)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 '공연예술 창작산실'을 통해 발굴된 수작들이다.
 
2008년 시작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해 선보이는 지원사업이다.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오는 12월8일을 시작으로 내년 3월25일까지 일반 관객에게 처음 인사한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전 장르에 걸친 지원사업이다. 올해는 연극 7작품, 무용 8작품, 뮤지컬 3작품, 전통예술 3작품과 함께 예년과 달리 오페라 1작품도 새롭게 추가됐다. 총 5개 분야 22작품으로 구성됐다. 지원신청 작품 수 대비 선정율이 10대 1을 기록했다.

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 차민태 부장은 9일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다양한 장르와 신구 예술인의 작품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차 부장은 "총 203편의 작품이 신청했고 45편의 후보 가운데 22편이 뽑혔다"면서 "셰익스피어의 명작 재해석,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진실과 허구의 2분법 등이 주요 키워드"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인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 간담회에서 차민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 부장이 신작 소개를 하고 있다.창작산실에 선정된 이번 작품들은 12월 8일을 시작으로 108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2018년 3월 25일 연극 '모래시계'까지 공연된다.2008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하여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사업이다. 2017.11.09. [email protected]

최근 정부의 문화예술기관 외에도 지역의 문화재단, 기업 메세나 등을 통해 공연예술에 대한 지원이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차 부장은 예술위원회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다고 했다. 그는 "창작 특성상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관객을 발굴하고 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지원도 병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한 공연 실황 중계다. 지난 창작산실에서 8회를 상영했는데 덕분에 티켓 판매율이 20%가 증가했다고 차 부장은 전했다. "큰 포털사이트를 통해 홍보가 됐더니 관객들이 관심을 갖고 보러오더라"라는 얘기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지원하는 주제를 지정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지원을 하는 만큼 선정된 작품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설립된 지 10년이 채 안 되는 젊은 극단, 30대 초반의 젊은 예술가가 대거 선정되는가 하면, 1967년 데뷔해 지난 50여 년 동안 명작을 탄생시킨 연극계 거장인 극단 목화의 오태석 연출가도 이번 사업에 처음 선정됐다.

오 연출은 신작 연극 '모래시계'(연출 오태석, 극단 목화)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 연출은 "연극인이 정부로부터 이런 지원을 받는 건 엄청난 일"이라면서 "집 앞 카페 골목 100ｍ 안에 신호등이 무려 5개나 있는 걸 보고 '통제'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통제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장르의 확장을 꾀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연출 윤시중, 극단 하땅세)는 디지털 영상과 아날로그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인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 간담회에서 양효석(앞줄 왼쪽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부장, 차민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 부장, 오태석 연출가를 비롯한 작품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창작산실에 선정된 이번 작품들은 12월 8일을 시작으로 108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2018년 3월 25일 연극 '모래시계'까지 공연된다.2008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하여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사업이다. 2017.11.09. [email protected]

'완창판소리프로젝트_1 동초제 심청가'(공동창작 입과손스튜디오 이향하, 김홍식, 이승희, 신승태)는 세명의 고수와 한명의 소리꾼이라는 구성을 선보인다.

무용 분야의 '퍼펙트 데스(Perfect Death'(안무 전혁진, GROUND ZERO Project)와 '가상리스트, Virtual List'(안무 이동원, 원댄스프로젝트그룹)는 다양한 매체들로 구성한 공간에 무용수들의 긴박한 움직임을 더한다.

교감에 방점을 찍은 작품들도 있다. 청소년들의 방황과 우정을 그림형제의 잔혹동화처럼 어둡고 아름답게 표현한 '찰리찰리'(연출 안경모, ㈜연우무대), 한 작품 속 세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고민과 욕망을 들여다보는 '최서림, 야화순례기행전'(연출 이성열 극단 백수광부)다.

이와 함께 유사가족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 속 인간관계를 공간과 인간의 신체로 풀어낸 '가족놀이'(안무 안영준, PDPC), 자아가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미아'(안무 조재혁, 김병조, 휴먼스탕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경계 사이에서 더 나은 땅을 찾는 '선을 넘는 자들'(연출 최진아, 극단 놀땅)도 볼 만하다.

춤과 슬로우 모션을 통해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인의 자화상을 자각하고자 하는 '고래가 산다'(연출 손정우, 극단 유목민), 연극과 연극사이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방황을 그린 '암전'(연출 동이향, 극단 두)도 있다.

원작을 바탕으로 장르적 특성을 살려 재해석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영상미가 돋보이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바탕인 '인생의 사계를 그리는 춤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안무 김남식, 김남식 & Dance Troupe – Da)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셀로'를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탈춤으로 재해석한 '오셀로와 이아고'(연출 신재훈, 천하제일탈공작소), 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물속 골리앗'의 영감을 몸짓으로 표현한 '물속 골리앗'(안무 김모든), 지난해 7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화제가 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뮤지컬 '카라마조프'(연출 박소영, 허연정, 주식회사 아츠온)로 돌아온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인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 간담회에서 오태석 연출가가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창작산실에 선정된 이번 작품들은 12월 8일을 시작으로 108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2018년 3월 25일 연극 '모래시계'까지 공연된다.2008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하여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사업이다. 2017.11.09. [email protected]

한국전쟁의 참혹한 현실 배경으로 한 창작 오페라 '1953'(작곡 이재신 극작 이성호, 오페라앙상블 C), 고려인 이주 80년을 기념하고자 기획된 다큐 콘서트 '아리랑, 삶의 노래 – 흩어진 사람들2'(연출 천재현, 사단법인 정가악회)는 우리 민족의 뼈아픈 역사를 다룬다.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 2 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연출 김현회, 극단 위대한모험)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소재로 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 바로크 시대 두 거장 바흐와 헨델의 음악을 발레로 푼 '바로크 고즈 투 프레즌트(Baroque goes to Present)'(안무 홍성욱, 와이즈 발레단), 한국적 독창성과 정체성을 춤에 담은 '혼돈 The Chaos' (안무 최상철, 최상철 현대무용단), 18세기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줄리 앤 폴'(연출 강유미, 협력연출 추민주, 작곡 김드리, 컬쳐트리)이 있다.

지난해 7시간이 넘는 대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혼신을 다한 연기로 호평 받은 배우 정동환은 "문화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2017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응원했다.

공연 칼럼니스트인 '월간 더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은 "창작산실은 최종 무대로 실현되기까지 공연이 만들어지는 전 단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예술가가 실험적이고 새로운 창작을 부담없이 시도할 수 유일한 지원사업"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수작들을 선보이며 주목 받은 창작산실은 2015년 극단 골목길 박근형 연출의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블랙리스트로 창작산실 우수 공연작품 제작 지원 사업에서 배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창작산실 선정작품은 장르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단 평가와 함께 관객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하는 등 공정성과 동시에 대중성까지 꾀하면서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하땅세 등이 이번에 함께 한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 사업인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 간담회에서 양효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부장이 신작 소개를 하고 있다.창작산실에 선정된 이번 작품들은 12월 8일을 시작으로 108일간의 대장정을 거쳐 2018년 3월 25일 연극 '모래시계'까지 공연된다.2008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단계부터 무대화에 대한 쇼케이스 심사를 거쳐 본 공연을 최종 선정하여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사업이다. 2017.11.09. [email protected]

차민태 부장은 "본격적으로 이 사업이 시작된 건 14년 전인데 그 과정에서 (공연계에) 생체기와 상처를 드린 것도 있다"면서 "그런 부담 때문에 더 공정하고 올바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김나영 고객평가단은 "창작산실 공연들은 일반 공연과 달리 밀도와 완성도가 높다"면서 "평가에 참여하면서 준비하는 모든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22개 작품에 대한 티켓 판매는 지난달 16일부터 시작했다. 장르별 패키지 티켓 중 '뮤지컬드림'은 오픈 3분만에 매진, 역대 창작산실 티켓 판매 기록 중 최단 시간 매진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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