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년 2명 '엄마 찾아 3만리'…버스 밑 숨어탔다 발각

【서울=뉴시스】8∼9살의 중국 소년 2명이 지난 23일 돈을 벌러 떠난 부모가 보고 싶다며 버스 차대에 숨어 80㎞나 이동했다가 적발됐다. 홀로 고향에 남겨진 류서우(留守) 아동이 사회문제화하는 가운데 이들의 사연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 사이에 류서우 아동의 복지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부모를 보고 싶다는 꿈도 이뤄주지 못하는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세우는 중국몽은 무슨 소용이냐는 비아냥마저 나돌고 있다. <사진 출처 : 중 난궈자오바오(南國早報)> 2017.11.28

열악한 아동 복지에 중국인 분노 폭발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에서 8∼9살의 소년 2명이 버스 밑 차대에 숨어 약 80㎞를 이동했다가 발견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년들이 버스에 숨어 탄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 광둥(廣東)성으로 떠난 부모를 만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버스 차대에 숨어 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류서우(留守) 아동'의 복지 문제가 중국인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와 함께 부모를 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꿈조차 이뤄주지 못하는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세우는 중국몽(中國夢)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비아냥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류서우 아동'이란 부모가 돈벌이를 위해 도시로 떠나면서 고향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을 말한다. 조부모 등 친척들과 생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아이 혼자 생활해야 하기도 한다. 이번에 버스에 숨어 탄 소년 2명도 돌봐줄 친척이 없어 학교에 기거하며 숙식을 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이 어렵고 정을 그리워 하는 류서우 아동 일부가 탈선해 범죄를 일으키면서 중국에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버스에 숨어타고 80㎞나 이동한 것은 지난 23일. 학교에 숙식하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자 학교 교사가 실종 신고를 했다. 같은 날 광둥성으로 향하던 버스가 휴식을 위해 잠시 멈춰서 점검을 하던 중 버스 차대 안에 숨어 있던 아이 2명이 발견돼 학교로 되돌려지면서 부모를 만나려던 이들의 꿈은 무산됐다.

 소년들을 발견한 안전요원은 버스가 매우 심한 급경사지를 지나왔는데도 아이들이 무사히 차대에 매달려 아무 부상도 입지 않은 것은 믿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너무 말라 차대 속에 숨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왜 버스 차대에 숨었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지만 결국 광둥성으로 돈을 벌러 떠난 부모가 보고 싶어 무작정 버스에 숨어 탔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는 충격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프다고 말하며 류서우 아동의 복지 문제에 대한 논란도 뜨겁게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이들을 누가 돌볼 것인가? 하루 속히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중국 사회의 비극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고향에 버려진 아이들에 대해 좀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류서우 아동은 수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3년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내 모든 국민들이 빈곤층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며 내세운 중국몽에 대한 비아냥도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의 부상(浮上)은 아이들을 고향에 남겨두고 도시로 돈을 벌러온 농민궁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이룩한 것이라고 주장해 200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또다른 네티즌은 이 소년 2명의 사례는 중국몽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부모를 보고 싶다는 기본적인 꿈도 이뤄주지 못한다면 중국몽이란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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