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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바빴던 배우→가수…오지라퍼 유준상의 '수련'

등록 2017.12.19 18:03:18수정 2017.12.19 18: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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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올 한해 가장 바빴던 연예인이라면 이 남자, 손에 꼽힐만하다.  뮤지컬 '그날들'(2월)에 이어 뮤지컬 '벤허'(8월 24~10월 29일까지 오로지 '무생무사(무대에 살고 무대에 죽고)'였다.

 연륜이 빚는 힘일까. 그의 무대는 유난히 정과 의리가 공감의 감동이 물결친다. 지천명을 앞뒀지만 여전히 소년같은 순수함도 발산한다.
 
 뮤지컬 배우로 쉴틈없이 달려온 유준상(48)이다. 연말 '아재 배우'로 겨울잠속으로 들어갈만한데 다시 '오지라퍼'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JnJoy20 단독콘서트 '2017 막공'을 연다.

 알고보면 음반회사 대표다. 3년전 음반회사 쥬네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기타리스트 이준화(28)와 '제이앤조이20'(JnJoy20)이라는 듀오를 결성하고 낸 앨범만 5장째다. 5년째 가수로 활동했지만 그가 '가수'라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안다. 뮤지컬에서 '노래 좀 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솔로 가수'라고 하자 좀 의아한 느낌이 있다. 

 최근 내자동에서 만난 유준상은 "지속해서 (노래 등의) 레슨을 받는다"고 했다.

'성실하다'는 주변 평가답게 그는 "제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0년 동안 저를 지켜봐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객에 대한 예의. 그는 이 화두로 자신을 담금질해왔다.  1995년 연극으로 연기판에 들어와 무대 위에서만 20년 넘게 살아왔다.  1997년 '그리스' 이후 뮤지컬에 꾸준히 출연했다. 덕분에 나이에 비해 주역을 맡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유준상이 뮤지컬배우로 길을 개척해왔고, 여전히 선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는 "날이 갈수록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예전같으면 중견배우로 병풍이 될 나이지만 그는 묘한 젊음의 분위기를 낸다.

 뮤지컬 벤허에서 왕(王)를 보일 만큼 탄탄한 몸매를 자랑했고 터질듯 내지르는 고음으로 객석을 휘잡아 '에너자이저'같은 이미지 덕분일까.

 유준상은 어떻게 배우가 됐을까. 익숙하지만 낯설고, 낯선데 익숙한 모습을 보이는 20년차 배우 유준상의 모습을 ㄱ부터 ㅎ까지로 알아봤다.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mail protected]



★ㄱ: '관객을 무서워한다?'
→유준상은 대극장 뮤지컬 무대에 설 때도 2·3층 관객들에게 연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뒤집어보면, 2·3층 관객들도 자신의 연기를 유의해서 본다는 걸 알고 있다는 얘기다. 유준상은 "대극장 무대에 서더라도 마치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임한다"면서 "이야기의 감정을 노래와 연기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 연습 중에 계속 디테일을 찾고 무대 위에서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걸 관객분들이 알아봐주실 때 그 쾌감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ㄴ: '남는 것은 사람?'
→유준상이 주변 사람을 아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10여년 동안 동고동락한 소속사 나무엑터스 직원들에게 1억원을 쾌척한 사실은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무대를 통해 맺은 인연들과도 마찬가지다. '프랑켄슈타인' '벤허'의 왕용범 연출이 대표적이다. 유준상은 왕 연출에 대해 "항상 본인 스스로를 테스트를 하고, 끊임없이 수정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나와 비슷하다. 지금 당장 빛이 안 나더라도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날들'의 장유정 연출과도 돈독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재연에 지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는 것이다. 유준상은 "초연 창작뮤지컬에 출연한 배우는 재연에 함께 하는 것이 의무"라면서 "더 완성도를 갖추고 작품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ㄷ: 대학시절뮤지컬 매료?
 → 9세 때 뮤지컬 '피터팬'을 보고, 학창시절에 '싱잉인더레인' 같은 뮤지컬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인 유준상은 뮤지컬을 자연스레 접했다. 1995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유준상은 1997년 '그리스'로 뮤지컬에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이던 희곡 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이만희의 추천으로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영화 연출 전공이었으나 막연하게 동경하던 뮤지컬에 대해 서서히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트레이닝을 핑계로 팀을 꾸려 노래와 춤을 익혔다. 유준상은 "당시에 뮤지컬을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난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 노래를 연습했다"고 말했다.

★ㄹ: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
→통상 30분 이상 달릴 때 얻어지는 도취감을 러너스 하이라고 부른다. 유준상은 뮤지컬 연습 도중 러너스 하이를 느낀다. 공연 때마다 속내를 털어놓는 일지를 쓴다는 그는 "스스로를 위로도 하고, 꾸짖기도 하고, 계속 다독인다. 고비를 넘기고 해탈하는 순간이 오면 평화로움과 자유로움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mail protected]

 
★ㅁ: '말을 해'
→유준상의 동국대 은사인 안민수 교수가 그가 1학년 때 해줬던 말이다. 유준상은 "'말을 해'는 단순한 말 같지만,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면서 "그 말을 되뇌이면서 훈련을 할수록 연기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도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ㅂ:'뮤지컬 벤허'
→노래와 연기뿐만 아니라 화려한 액션이 돋보였던 '벤허'는 쉰살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체력적으로 왕성한 유준상의 진가를 확인한 뮤지컬이다.
 
★ㅅ: '스페이스 공감'
 →올해 2월(방송은 3월) 유준상은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했다. 음악성을 인정받는 가수들만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준상은 "사실 우리 팀(제이앤조이 20)이 유명하지 않은데 음악을 듣고 초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유준상·이준화, jnjoy20. 2017.12.19. (사진= 프라이빗커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준상·이준화, jnjoy20. 2017.12.19. (사진= 프라이빗커브 제공) [email protected]

★ㅇ:'이준화 & 여행 & 연출'
→ 제이앤조이 20은 유준상이 이준화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선보이는 팀이다. 유준상은 이 과정을 담은 69분짜리 로드 무비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을 감독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차 떠난 여행 가운데 자동차가 고장 난 이후 동네에 머무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영화 속에서 스스로 꼰대가 돼 실제 젊은 음악 콤비와 호흡에서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깨인 정신을, 보여준다. 유준상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식을 느낄 수 있다.

★ㅈ:'자기관리 철저한 완벽주의'
→유준상은 완벽주의로 소문이 났다. 이에 따라 뮤지컬 배역에 너무 집중을 해서, 며칠 동안 거기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때부터 스스로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대에 오를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설렘도 느낀다. 유준상은 "이전의 공연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매번 절실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ㅊ:'책도 출간'
→유준상은 두터운 수첩에 틈틈이 그림일기를 남긴다. 이를 기반으로 독립서점에서만 유통되는 유럽 음악여행 그림일기 '별 다섯 개'를 발간하기도 했다. 유준상은 "순간 순간 느끼는 것을 이런 식으로 묶어서 만든다"고 말했다.

★ㅌ:'태도의 힘'
→유준상이 뮤지컬배우로서 특기할 만한 점은 이야기의 전달자 또는 통로를 자처한다는 것이다. 그는 "관객들이 저를 통해서 '벤허'라는 이야기를 잘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제 연기나 노래가 돋보이는 것이 아닌 작품이 돋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준상, 배우 겸 가수. 2017.12.19.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email protected]

★ㅋ:'콘서트 막공'
 →제이앤조이 20은 오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극장 단독 콘서트 '2017 막공'을 연다. 자신들의 노래와 함께 지난 1년 동안 본인들이 겪은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주는 자리다. 유준상은 "저희가 살아온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ㅍ:'플랜은 플레이'
 →내년 역시 음악 작업이 빼곡하게 이어진다. 경북 경주의 수묵화 대가로 통하는 박대성 화백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국악 기반의 곡들이 실리는 제이앤조이20 인(in) 경주, 월드비전 홍보대사 자격으로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만든 노래가 담긴 제이앤조이20 인(in) 아프리카 발매 등이 예정됐다. 

★ㅎ:'훈련과 수련'
→유준상은 평소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을 쌓는 것으로 유명하다. 쉬는 날 틈틈이 미술관을 다니고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유준상은 "미술관을 다니고 산책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영감을 얻는 과정들이 너무 좋다"면서 "이 모든 것이 배우로서 수련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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