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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喝)'] 중 여행사에 올림픽 티켓 사기 시도… 흥행 찬물 끼얹나

등록 2017.12.26 16:54:14수정 2017.12.27 21: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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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喝)'] 중 여행사에 올림픽 티켓 사기 시도… 흥행 찬물 끼얹나

"나 조직위 관계자인데…" 올림픽 조직위 사칭 사기인듯
조직위, 해당 인물 추적중… "내부 관계자 아니다"

【강원=뉴시스】시사할 취재팀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막을 5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일각에서 중국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경기장 입장권을 거액의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려한 사기 행위가 드러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북핵 위기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를 사칭한 인물이 한국 방문 관광객이 가장 많은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사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조직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칫 입장권 판매 질서 문란으로 단체 '유커' 유치에 실패하면 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6일 강원도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여행사 A업체는 지난 7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관광객 10만 명 유치와 관련 강원도와 업무협약 등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중국 관광객을 위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입장권 구매가 쉽지 않자, 한국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중국 텐진의 한 여행사로부터 B씨 등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라는 사람 2명을 소개받아 지난 7일 강원도 양양 모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A 여행사 관계자들은 B 씨로부터 강원도와 협상 중인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경기장 티켓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티켓을 구해줄 테니 가격을 4배까지 부풀려 판매해 수익을 서로 나누자는 황당한 제안을 받았다.

 당시 B 씨는 자신들이 확보한 경기장 티켓 가격은 1장 당 6만 원으로 A 업체 측이 모집 가능한 5만 명에게 장당 25만 원 에 티켓을 팔아 발생하는 수익을 서로 나누자며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했다. 

 B 씨는 그 자리에서 올림픽 조직위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티켓 판매 법인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건네며 다량의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고 부추겨 여행사 측을 솔깃하게 했다.

 실제 구매가 완료된 내년 2월 14일 오전 10시15분 시작되는 알파인 스키 경기장 입장권 3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당시엔 A 여행사도 깜박 속았다. 이들의 제안대로 25만 원에 5만 장만 판매해도 125억 원의 매출과 티켓 판매만으로도 약 95억 원의 순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사업자등록증에 이미 구매한 티켓까지 건네받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강원 양양에서 자신을 조직위 관계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이 중국여행사 관계자에게 샘플로 보여준 알파인 스키 경기 티켓 3장.2017.12.26 mkcho@newsis.com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강원 양양에서 자신을 조직위 관계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이 중국여행사 관계자에게 샘플로 보여준 알파인 스키 경기 티켓 3장.2017.12.26 [email protected]


 그러나 그 유통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보이는 등 선뜻 응할 수 없어 답변을 미루고 돌아섰다.

 그 뒤에도 B 씨에게서 여러 차례 전화가 와 제안한 사업에 대한 의향을 재차 물어봤다. 이에 취재진이 A 여행사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라고 밝힌 이들에게 연락해 보라고 요구해 전화를 시도해봤지만, 현재는 전화를 받지 않는 상태다. 취재진도 전화를 시도해 봤지만 마찬가지로 받지 않았다.

 이후 A 여행사는 이 제안을 받은 다음 날인 8일 최문순 강원도지사와의 면담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고, 이후 지난 21일 면담에서 재차 이에 대한 우려 의견을 전달했다.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강원 양양에서 자신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이 중국여행사 관계자에게 보여준 올림픽 조직위 공식 온라인 티켓 판매 법인의 사업자등록증 사본.2017.12.26 mkcho@newsis.com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강원 양양에서 자신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이 중국여행사 관계자에게 보여준 올림픽 조직위 공식 온라인 티켓 판매 법인의 사업자등록증 사본.2017.12.26 [email protected]

당시 중국여행사 측 관계자는 최 지사에게 “지난 번(12월 7일) 한국에 들어왔을 때 조직위 관계자라고 한 사람이 티켓 가격을 부풀려서 팔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실제 중국에서는 올림픽 경기 관람 가짜 티켓이 판매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며 “강원도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최 지사는 "그런 일이 있었나? (배석한 실무자들에게 물은 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고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사업제안을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이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직접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다 심지어 공식 티켓 판매 사업자등록증 문서까지 건네며 이뤄졌다는 점이다.

 더구나 조직위 소속 관계자가 실제로 이 같은 제안을 했다면 이번 문제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가 아니라 조직위를 사칭한 사기행각이더라도 피해자가 발생하면 이는 해외 방문객 감소 등 파장이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조직위 신호생 팀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확한 규정과 약관에 따라서 판매하고있고, 티켓 구매와 판매는 모두 공식 집계가 수시로 되고 있으며, 조직위 내에서 벌어진 일은 절대 아니다."며 "강원도청에서 전달받은 내용은 현재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중국여행사 관계자가 자신을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라고 주장한 남성과 통화한 휴대폰 통화목록.2017.12.26 mkcho@newsis.com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45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여행사를 상대로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며 경기관람 티켓 가격을 수백억대로 부풀려 판매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중국여행사 관계자가 자신을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라고 주장한 남성과 통화한 휴대폰 통화목록.2017.12.26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A 업체와 강원도 간에 추진 중이던 '중국인 관광객 유치 업무협약' 체결은 강원도가 아직 경색된 한·중 관계에 부담을 느껴 체결되지 못하고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시사 할(喝)'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할(喝)'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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