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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칠레 인디오에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 호소

등록 2018.01.18 05: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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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코(칠레)=AP/뉴시스】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권리 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난 자리에서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active nonviolence)”의 길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교황은 17일(현지시간) 칠레 남부 아라우카니아 주 테무코에 자리한 마케우에 공군기지에서 마푸체 인디오 등 15만 명이 참석한 미사에서 "무장봉기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마푸체 인디오 말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를 한 뒤 강론을 시작했다. 2018.01.18.

【테무코(칠레)=AP/뉴시스】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권리 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난 자리에서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active nonviolence)”의 길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교황은 17일(현지시간) 칠레 남부 아라우카니아 주 테무코에 자리한 마케우에 공군기지에서 마푸체 인디오 등 15만 명이 참석한 미사에서 "무장봉기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마푸체 인디오 말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를 한 뒤 강론을 시작했다. 2018.01.18.

"폭력은 거짓말로 변하는 가장 적절한 원인"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권리 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난 자리에서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active nonviolence)”의 길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 전문매체인 '바티칸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17일(현지시간) 칠레 남부 아라우카니아 주 테무코에 자리한 마케우에 공군기지에서 마푸체 인디오 등 15만 명이 참석한 미사를 갖고 "무장봉기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마푸체 인디오 말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를 한 뒤 강론을 시작했다.

  마푸체 인디오는 전체 인구의 약 6%(60만 명)를 차지하는 칠레 최대의 원주민 부족이다. 마푸체는 지난 300여 년간 잉카제국과 스페인 정복자들의 침략을 막아내며 독립적으로 문화와 터전을 일궈왔다. 마푸체는 그러나 19세기 말 칠레 정부의 대규모 군사작전에 밀려 자신들의 터전에서 밀려나면서 아라우카니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마푸체 인디오들은 1990년대부터 자신들의 땅을 되찾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인 지주들을 상대로 한 방화와 습격 등 폭력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교황은 마푸체 원주민들의 권리 복원과 토착 문화 보호 운동을 옹호했다. 교황은 그러나 마푸체 원주민들에게 무장 봉기에 대한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폭력은 궁극적으로 거짓말로 변하는 가장 적절한 원인이다. 우리가 파괴적인 폭력에 대해 ‘노’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교황은 두 가지 폭력이 존재한다면서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첫 번째 폭력의 사례로 약속 위반을 들었다. 그는 “우리는 실천하지도 않을 우아한 합의들을 경계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과 구체적인 약속은 필요한 것들이지만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손으로 쓴 합의들을 팔꿈치로 지워버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는 일종의 폭력이다. 왜냐하면 희망을 짓밟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두 번째 폭력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폭력을 꼽았다. 그는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폭력과 파괴 행위로는 상호 존중의 문화를 만들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다른 사람을 파멸시키는 폭력은 더 많은 폭력과 분열을 부른다. 당신은 다른 이들을 파괴하면서 자신을 주장할 수 없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파괴는 분열과 소외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이런 두 가지 폭력적 접근은 화산 폭발에서 나오는 용암처럼 지나는 길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태워 버린다. 이는 불모지와 황량함만을 남긴다. 그런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을 찾아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미사가 열린 마케우에 공항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 정권 당시 좌파 인사들의 구금과 고문에 활용됐던 곳이다. 교황은 미사 도중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고통을 겪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침묵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라우카니아 지역은 20세기 초반 가브리엘라 미스트랄과 파블로 네루다 등 두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 주민의 26%는 빈곤 속에 살고 있다. 마푸체 인디오는 척박한 환경 속에 살면서도 남미 원주민들 중 유일하게 인구를 늘리고 있는 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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