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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불법증축 편법에 자리 뺏긴 세종병원 스프링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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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1-30 17:12:56  |  수정 2018-01-30 1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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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시스】강경국 기자 = 지난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28일 오전 10시께 3차 합동감식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경찰이 현장 주변을 차단하고 있다. 2018.01.28.kgk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지난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 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이 화재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9명이 숨진 제천 화재 참사 당시엔 건물 내 스프링클러 356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세종병원은 환자 177명(세종병원 83명·요양병원 94명)이 입원해있던 지상 5층짜리 의료시설이다. 그런데도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세종병원 이사장은 26일 사고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세종병원은 건립당시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면적이 안 돼 스프링클러가 없었다"고 밝혔다. 세종병원을 운영 중인 효성의료재단도 "(의료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면적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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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26일 오전 7시35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병원은 6층 건물로 10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01.26. alk9935@newsis.com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 5000㎡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1종 근린시설인 세종병원은 연면적 1489㎡로 이 기준에 미달한다. 수용인원도 시행령에 명시된 산정방법(연면적÷3㎡)을 적용하면 496명으로 기준에 모자란다. 

지난 2014년 7월 21명이 숨진 장성 전남요양병원 화재 이후 요양병원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그전에 지어진 병원은 올 6월30일까지만 설치하면 된다. 병원 입장에서는 스크링클러를 설치할 법적 의무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까지는 손 이사장 해명과 같다. 병원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면적에 해당되지 않아 설치하지 않은 것뿐이다. 하지만 화재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29일 "현재까지 불법적으로 증축이나 개축한 건축물 14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병원은 1992년 지상 5층 규모로 신축한 뒤 2006년에 1층(통로), 4층(창고), 5층(창고) 등 불법건축물을 설치했다.

경찰이 파악한 무단증축 면적은 총 147㎡이다. 서류상 신고된 연면적 1489㎡의 10분의1 수준이다. 신고면적과 무단증축 면적을 합치면 1636㎡로 스프링클러 설치대상이 된다. 또 연면적 1500㎡ 초과로 옥내 소화전 설치대상에도 해당된다. 병원이 무단증축으로 면적을 늘리는 대신 적법하게 신고를 거쳤다고 가정해보자. 화재당시 스프링클러와 옥내 소화전이 설치돼 있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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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경무관 진정무)는 29일 오전 11시 밀양경찰서 강당에서 열린 3차 브리핑에서 세종병원과 요양병원 무단 증축이라고 발표한 불법 건축물. 2018.01.29.  alk9935@newsis.com

수사본부 관계자는 29일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을 연결하는 통로의 비 가림막이 연기가 위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다시 병원으로 유입되게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결통로 천장 비 가림막이는 수사과정에서 발견된 불법건축물이다. 불법 건축물이 화재 당시 연기 배출을 막아 피해를 키운 것이다.

하지만 단속기관인 밀양시청은 무단증축 5년이 지난 2011년에야 시정명령을 내렸고 병원은 8년간 이행강제금 3000만원만 부담하며 끝내 철거하지 않았다. 이번 화재 참사가 비용절감을 위한 편법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부른 인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경찰은 병원 책임자들의 과실 여부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앞서 수사본부는 29일 세종병원과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자택 등 10여 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이사장, 병원장, 총무과장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후 출국금지 조치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190명(사망 39명·중상 9명·경상 137명·퇴원 5명)이다.

 ligh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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