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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상 당국, 철강관세 제외 목표에 매몰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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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3-23 13: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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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한국이 미국의 철광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잠정' 제외됐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의 태도를 우선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협상 파트너인 미 무역 대표부(USTR) 수장은 노골적으로 "미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한미 FTA)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통상당국의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서 제외됐다고 우리 통상당국이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이다. 철강 관세면제를 카드로 더 큰 요구를 해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한국 등 수입산 철강 때문에 미국내 산업이 붕괴됐다고 엄포를 놓았다. 반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철강 관세 면제 방침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이 4월로 협상 기한을 못 박은 것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그 시점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통상 당국의 냉정한 대응이다. 철강 관세 면제라는 목표에만 매몰되다 보면 자칫 한미 FTA 협상에서 더 큰 부분을 잃을 수 있다. 벌써부터 대중 무역 전쟁에서 미국 편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부터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환경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무역안보법 232조가 경제제재로 잘못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미국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철강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무역안보법이 자국 안보를 보호하는 목적보다는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무리한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거는 미 현지 법원의 판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철강 관세 제외보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지켜야 할 이익이 크다면 관세 부과도 감수해야 한다.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할 경우에는 여러 국가와 공조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취임식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은 가능하지도 않고 유지될 수도 없다"고 강조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시 한번 자신이 원칙을 되돌아 볼 때다.

 s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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