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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범기업 미쓰비시, 정부 주최행사에 어쩌다 참석했나?

등록 2018.04.01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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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18' 개막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성시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박진우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운규 산업통장자원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철안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2018.3.30(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18' 개막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성시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박진우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운규 산업통장자원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철안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2018.3.30(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행사에 전범기업인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대표가 참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장관 등 내·외빈과 함께 개회식 등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3대 재벌로 꼽히는 미쓰비시 그룹은 대표적인 일본 전범기업으로, 지난해 개봉한 일본 강점기 징용 조선인들의 강제노역을 다룬 영화 '군함도'의 실제 모델이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개막한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18' 개회식에는 민간 인사로 김형묵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김 대표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 백운규 산업부 장관, 여당 의원들과 시상식, 테이프 커팅식, 전시장 투어 등의 일정을 모두 함께 소화했다. 장관 및 여당 정치인들이 전범기업 대표와 함께 정부가 주최한 행사의 개막을 축하한 것이다.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은 전범기업인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미쓰비시 전기가 100% 출자해 세운 자회사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전력기기, 산업메카트로닉스 기기 등의 상품 판매 및 무역중개 A/S 영업 등을 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4000억원 가량으로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미쓰비시는 일제 강점기 시기 조선인 강제 노역, 2차 대전 군수품 조달의 선봉에 있었던 기업이다. 1870년 설립된 미쓰비시는 선박운송업으로 출발해 19세기 후반 탄광사업에도 손을 대며 큰 수익을 올렸다. ‘군함도’로도 불리는 하시마 섬은 미쓰비시가 탄광사업을 위해 사들인 땅이다.

【서울=뉴시스】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로고. 2018.3.30(사진=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로고. 2018.3.30(사진=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홈페이지)  [email protected]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에 따르면 1943∼1945년 500∼800명의 조선인이 하시마 탄광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바로 옆의 섬인 미쓰비시 소유 다카시마 탄광까지 합하면 1945년에 약 1300명의 조선인이 이 지역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1986년 일본 시민단체 '재일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에서 제시한 화장매장인허증에 따르면 1925~1945년 하시마 탄광에서 총 1295명이 숨졌으며 이 중 조선인은 122명에 달한다.

한일 간의 과거사가 깨끗이 정리되지 않은 만큼 해방 이후에도 미쓰비시와 관련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강제노역을 당했던 일부 생존자들은 미쓰비시 측과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국내 법원에서는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내기도 했지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2008년 국내에 진출한 미쓰비시자동차는 2011년 불매운동 및 퇴출운동에 직면해 철수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에 재진출했지만 판매실적이 저조해 다시 국내시장에서 퇴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의 행사 참가 여부 등 전체 행사 진행과 관련해선 주관을 맡은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은 이 협회의 회원사다. 아울러 정부 자금 투입이 없는 민간 추진 행사에서는 기업 포상을 하기 위해 표면적으로 주최자를 정부 부처로 표기한다고 설명했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 즉각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2017.08.11.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 즉각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2017.08.11.   [email protected]

정부 관계자는 “민간 협회에서 하는 것이다 보니 우리가 행사 진행을 할 수는 없었다”면서 “다만 간담회 같은 것들에는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이) 다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잡았는데, 전범기업 중 하나라서 (전시장 투어에서도 한국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 측이) 시연 같은 걸 하겠다고 했는데도, 그곳은 빼고 (전시장 순회) 일정을 잡아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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