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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국제유가'→'나프타' 상승 이어질까 '노심초사'

등록 2018.05.13 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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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업체, 나프타 기반 에틸렌 생산…원료가격 인상은 가격경쟁력 낮춰 우려

유가 70달러 선 넘어 나프타 t당 620~630달러 올라가…제품 가격에 전가도 못해 난감

화학업계, '국제유가'→'나프타' 상승 이어질까 '노심초사'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이 나프타 구매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화학 물질로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의 기초 원료로 사용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한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구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국내 화학 산업 경쟁력 하락은 물론 전방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재개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 등에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2센트 오른 71.36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27센트 오른 배럴당 77.48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지난달 말 70달러 선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7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석유화학업체의 호황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7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나프타 가격이 t당 620~630달러 선까지 치솟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반면 천연가스 기반인 에탄은 t당 130달러, 석탄 기반은 메탄올은 4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값이 올라간 부분을 제품에 전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에탄과 석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 대비 경쟁력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때문에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1달러 상승할 경우 나프타 가격은 1.4%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에틸렌, PE(폴리에틸렌) 제품 가격은 0.4%~1.0% 수준 밖에 못 올릴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프로필렌 계열은 에틸렌 대비 양호한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증설 물량이 크지 않고 LPG 가격 상승으로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만드는 설비)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 화학업계의 예상이다.

 다만 나프타 가격의 급등은 제품 스프레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렌의 경우 나프타가 1달러 오를 때 제품 가격이 1%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자일엔의 경우 중국의 대규모 파라자일렌(PX) 증설 계획으로 인한 영향을 받아 가격 하락이 예상됐지만 최근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 영향으로 패트(PET)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기업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2분기 사업 전망과 관련해 비교적 낙관적인 관측을 다수 내놨다.

 LG화학은 2분기 사업 전망과 관련해 "환율, 유가 변동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 및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와 원가 절감 노력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대내외적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으나 올해도 우호적 수급상황이 지속 돼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추진 중인 국내외 신규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 창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C는 인더스트리소재사업 성수기 진입 효과 및 주요 사업의 우호적인 업황 영향으로 수익이 증가하는 등 올 한 해에는 실적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화학 설비 공급은 증가하고 있으며 제품 수요는 불화실한 상태"라며 "원료가격에 받는 영향이 크다보니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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