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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우리는 왼쪽뺨 맞으면 맞받아친다"…美에 보복 예고

등록 2018.06.26 08: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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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관세폭탄, 투자제한 조치에 단호한 대응"

中 질적인 조치 취할 듯…비관세 장벽 높일 수도

'美 우선주의' 맞설 우군 만들기 작업도 강화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09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0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 기업인들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1일 미국·유럽의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서양에서는 누군가가 당신의 왼쪽 뺨을 때리면 다른쪽 뺨을 내어준다는 개념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뺨을 맞으면) 맞받아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관세 폭탄'과 중국 자본의 대미(對美) 투자 제한을 예고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리들은 WSJ에 시 주석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중국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쓴 과일(bitter fruit)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중국이 보복 관세를 통해서만 대응하기는 힘들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규모는 1300억 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관리들은 보복을 위한 "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WSJ는 중국이 통관 절차를 강화하거나 승인을 지연하는 등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강공 모드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에 맞서기 위해 우군을 확보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한 회의에서 관료들에게 '미국 우선주의'가 각국의 반발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해외 기업인들에게도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재확인했다.

 21일 열린 회의에는 미 농산물 기업 카길의 데이비드 맥레넌 회장, 룩셈부르크 다국적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그룹 회장, 토머스 프리츠커 하이야트 그룹 회장, 프란스 반 하우튼 필립스 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중국의 개방에 대한 문은 닫히지 않을 것이고, 단지 더 커지고 더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장 접근을 크게 완화하고, 보다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며,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자발적으로 수입을 늘리면서 국내외 기업가들이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시작하기에 보다 편안하고 질서정연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제사회가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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